쌍둥이 그리스 행 논란 이어 이다영 가정 폭력 의혹까지…정지석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
2021-2022 V리그가 오는 16일 개막전을 펼친다. 지난 시즌 남녀부에서 각각 우승을 놓고 경쟁을 펼쳤던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남자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여자부)이 개막전에서 대결한다.
V리그는 매 시즌 흥행가도를 이어왔다. 특히 여자부의 성장이 눈부시다. 김연경을 앞세운 국가대표팀이 호성적과 함께 인기몰이를 하며 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남자부 경기의 '오프닝 이벤트' 정도로 취급받던 여자부의 흥행파워가 어느새 남자부를 넘어섰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자배구 선수들이 얼굴을 비치는 모습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 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 V리그는 남녀부 모두 상처를 안고 뛴다. 각 부문 최고 스타플레이어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흥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배구 관련 뉴스는 온통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이야기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이들의 전 소속팀 흥국생명의 사령탑 박미희 감독은 이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컵대회 때도 가끔 (이재영·이다영)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현재 선수들에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흥국생명에도 '선수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결국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재영과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포기했다. 이들은 그리스 무대로의 이적을 결심했다. 국가대표 레프트와 세터를 보유하던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에서 이들의 이탈로 단 1년 만에 약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지난 시즌 중 불거진 학폭 논란 이후로도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다영은 지난 비시즌 기간, 출신 학교에서 배구 훈련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왔고 학교 측은 '재능기부'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이다영은 더 이상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리스 리그로 이적 강행도 논란을 낳았다. 당초 이들의 계획은 흥국생명 등록 이후 그리스 이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개막 이전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다년 계약을 맺은 흥국생명은 이들의 활용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이적을 도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혀 선수등록을 포기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 측은 이적동의서 발급에 불응했지만 쌍둥이 자매는 국제배구연맹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적 작업을 마쳤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는 이적동의서 발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배구협회를 상대로 소송까지 고려했던 것이 밝혀져 논란을 더했다.
그리스로 출국을 눈앞에 두고 이다영의 결혼과 가정 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이다영이 혼인신고를 했던 기혼자였음이 남편의 폭로로 밝혀지면서 배구계를 뒤흔들었다. 이다영은 조 아무개 씨와 2018년 4월 결혼했지만 4개월 뒤 별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결별에 합의했지만 아직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남편 조 씨는 이다영의 가정폭력과 외도 등을 주장했고 이다영 측은 남편 측이 '과도한 경제적 요구를 해왔다'며 맞섰다.
흥국생명과 함께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는 남자부 구단 대한항공도 나쁜 소식과 전력 공백을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석권한 정지석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한 것이다.
정지석이 전 여자친구에게 폭행과 불법 촬영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지난 9월 초 알려지자마자 대한항공 구단은 훈련 등 모든 스케줄에서 정지석을 제외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