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바둑대회 2년간 대회 없다시피…11월부터 노사초배·김인국수배 등 열릴 예정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한 프로바둑이 별 이상 없이 대회를 이어간 반면, 한번 열렸다하면 600명 이상 1000여 명의 대규모 동호인이 운집하는 아마바둑대회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근 2년간 대회가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11월이 되면 그간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바둑대회가 다시 재개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2021년 연말을 수놓을 전국의 아마바둑대회 소식을 간추려봤다.
#지자체 주최 바둑대회 속속 개막
대한바둑협회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마바둑의 중추가 되는 큰 대회들은 중단 없이 근근이 이어갔다. 내셔널바둑리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며 2년간 차질 없이 치렀다. 9월 어렵게 개막한 전국시도리그&유소년리그도 마찬가지. 10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유성에서 2차 리그가 열린다. 최종 3차 리그는 12월 19일 열릴 예정. 전국시도리그는 특히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각 시도 대표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수준 높은 대회다.
한편 전국 동호인리그도 지난해에 이어 차질 없이 치러진다. 2021 컴투스타이젬배 전국 동호인리그는 총 8회 리그가 진행되며 리그가 끝날 때마다 승강급제를 적용한다. 서울 문래동 올댓마인드 바둑경기장에서 열리는데 전 참가자가 한 자리에 모이되, 대면 대국이 아닌 노트북을 이용한 인터넷 대국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반가운 것은 지자체들이 주최하는 바둑대회들의 재개 소식이다. 우선 경남 함양에서 열리는 노사초배 전국바둑대회가 눈길을 끈다. 함양군이 주최하는 노사초배는 지난해에 열리지 못했고 올해도 6월 예정이었으나, 연기를 거듭하다가 최종 12월 첫째 주 주말에 열린다는 소식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인해 메인 경기 장소인 고운체육관 외에 주변 지곡체육관, 게이트볼 경기장, 탁구장 등 장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해 철저한 방역 속에 대회로 진행한다.
아직 참가 부문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프로와 아마가 모두 출전 가능한 오픈 최강부 외에 아마 최강부, 시니어·여성최강부, 여성 단체부, 지역시군단체부 등 해마다 열리던 부문은 모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부터 전국 규모 바둑대회 활성화 분위기
12월 첫 주말에는 전남 강진에서도 전국대회가 열린다. 14회째를 맞는 김인 국수배다. 올해 초 별세한 김인 9단을 추모하는 대회로 시니어 단체전으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못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김인 9단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열리게 됐다.
12월 둘째 주에는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덕영배 전국 아마대왕전이 이틀 동안 개최된다. 아마대왕전은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유일하게 거르지 않고 진행된 전국 아마바둑대회다. 우승 상금 1000만 원으로 아마바둑계에서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역시 주니어부와 시니어·여성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예선전 없이 32강 초청 전으로 최강자를 가릴 예정이다. 일단 초청 인원만 결정됐을 뿐 출전 선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클럽A7’이 주최하는 제7회 원봉 J·S Together가 11월 6일 개최된다. 주니어와 시니어 선수가 한 팀을 이뤄 페어 방식으로 경기를 벌이는 대회다. 정수기 제조업체 (주)원봉의 김영돈 회장이 후원하는 대회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하나 했는데 2021년 마지막 달에 열리게 됐다. 흑 4집반 공제, 대국 중 5분간의 작전타임 제공 등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클럽A7은 이에 그치지 않고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엔 제1회 강산배 어린이 바둑왕전을 개최한다. 기룡전, 맑은샘배 등을 만들어낸 홍시범 감독의 작품이다. 13세 이하 어린이들이 출전할 수 있으며 고학년부와 저학년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부문별 16위까지 장학금을 수여한다.
이 밖에 11월 6~7일에는 강원도 태백에서 2021 태백산배 전국학생선수권대회가 열리며 11월 27~28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서 제3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또 제3회 화성시장배 경기도 시·군 바둑리그도 11월 2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예정돼 있다.
대한바둑협회 유경민 사무처장은 “2020년과 2021년은 바둑협회는 물론 아마추어 바둑동호인들에게도 무척 힘겨운 시기였다. 올해마저 그냥 지나가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11월부터 전국 규모의 바둑대회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분위기여서 반갑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내년부터는 예년 수준의 바둑대회가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