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하고 촬영한 20대 교사 붙잡혀…2019년 성추행·성희롱 징계 교직원 무려 273명
강제추행 및 감금 용의로 체포된 것은 도쿄도 이타바시구립 초등학교 교사 다카하시 요시유키 용의자(29)다. 동료들에 의하면 “그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탬프를 활용하거나 수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즐거운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로 평판이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의 탈을 쓴 추악한 악마였다. 초임지 학교에 근무하기 시작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사건은 일어났다.
“방과 후에 찾아오면 줄게.” 애니메이션 스탬프를 갖고 싶어 하는 제자에게 다카하시는 이런 조건을 내밀며 아무도 없는 교실로 불러냈다. 자신의 말대로 여자아이가 혼자서 방문하자, 다카하시는 교실 안에서 문을 잠갔다. 그리고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하며 그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다카하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입막음까지 했다고 한다. 아이는 약 반 년간 누구에게도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5월, 다카하시는 여자아이의 자택 근처에 나타났다. “오늘 저녁 사과할 테니 학교가 끝나면 공원으로 나오라”는 지시였다. 공포를 느낀 아이는 친구에게 상담했고, 친구가 학교 측에 연락하면서 피해가 발각됐다. 이후 같은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차례차례 등장하면서 사태는 급물살을 탔다.
수사 관계자는 “문을 잠그고 무방비 상태의 아동에게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악질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다카하시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에게 성적 관심이 있었다’ ‘성적 욕구를 억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특히 ‘안쪽에서 열쇠를 걸었다’는 진술이 결정적 수단이 돼 강제추행 및 감금 용의가 더해졌다는 전언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압수품에서 또 다른 여아에게 외설행위를 하고 몰래 촬영한 동영상들이 발견됐다”며 “이들에 대해서도 입건을 위해 신중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래 일본에서는 성추행 및 성희롱으로 징계된 교사의 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에 의하면, 2019년도 성추행 및 성희롱으로 징계된 초·중·고 공립학교 교직원 수는 273명으로 역대 2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제자를 성추행하다 징계당한 교직원 수는 83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에타니 사쿠라 변호사는 “학교의 경우 교실이 많은 데다, 교사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임상심리사 오쿠사 마사노부 씨는 “한 명의 교사에게 여러 명의 아이가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잦다”며 실태를 강조했다. 믿었던 교사에게 추행을 당한 학생이 피해를 호소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사고를 낸 교원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의 성피해는 트라우마가 되기 쉽고, 어른이 되어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쿠사 씨는 “학교 측이 피해의 온상이 되는 장소를 밝혀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