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삿포로 ‘카레한 기분’ 음료수 출시…참치마요 삼각김밥과 찰떡궁합, 일부 지역에서는 품절
사실 일본에서는 오래 전 ‘카레가 음료수’라고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 1980년대 뚱보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탤런트, 우간다 토라가 그 주인공이다. 우간다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엄청난 속도로 카레라이스를 먹어치우더니 “카레는 음료수!”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단지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으나 20년이 지나 현실로 이뤄진 셈이다.
캔 음료 카레가 발매되자 일본 SNS에서는 “카레 음료수 마침내 현실화”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음료”라는 반응이 많다. TV나 잡지에서의 노출도 잇따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진입하기도 했다. 품절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좀처럼 사기 힘들다” “맛이 궁금한데 아직 구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본 청량음료연합회에 의하면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음료 생산 및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포카삿포로 역시 타격이 컸다. 가공식품사업부의 후지타 요시미 씨는 “음식점이나 자판기 등에 제공하는 음료사업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른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구상하던 중 TV에서 카레를 빨대로 먹는다는 사연을 보고 ‘캔음료 카레’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발매까지는 통상 제품보다 두 배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캔음료 하나를 맛있게 다 마시기 위해서는 카레 맛이 너무 매우면 안 되기 때문. 또 카레 특유의 걸쭉한 맛이 약할 경우 카레스럽지 않았고, 반대로 걸쭉한 맛이 강하면 목 넘김이 좋지 않아 고심했다. 그렇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개발된 것이 카레 음료 ‘카레한 기분’이다.
후지타 씨는 “주먹밥이나 빵을 먹을 때 곁들이면 궁합이 아주 좋다”고 전했다. 가령 빵을 먹으면서 마시면 카레빵이 되며, 주먹밥의 경우 입안에서 카레라이스로 변한다. “식사의 메뉴와 함께 여러 가지 조합을 즐겨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실제로 ‘카레 음료와 먹으면 가장 맛있는 음식 조합’을 사원들에게 조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궁합이 좋은 최고의 음식은 ‘참치마요 삼각김밥’으로 나타났다. “참치마요와 밥, 카레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평가다. 아울러 아메리칸 핫도그도 추천할 만하다. 핫도그는 기름에 튀긴 것이 많아 자칫 느끼할 수 있는데, 카레 음료가 그 느끼함을 잡아준다고 한다. 마치 “바삭바삭한 식감의 카레빵을 먹는 듯한 맛이 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별히 카레 음료는 20대 젊은 사원들로부터 호응이 높았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다른 곳에 시간을 투자하려는 목적이다. 한 사원은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만으로는 뭔가 허전할 때 함께 마시니 좋았다”고 말했다. “약간 국물요리 같은 느낌도 있어 훨씬 든든하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카레 음료 ‘카레한 기분’은 일부 지역에서 품절 상태를 빚고 있는 상황. 과연 독특함에 끌린 소비자들의 일시적인 호기심일지, 히트상품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