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는 영업시간 제한 풀리는 12월 13일, 주류 안주 등 각종 서비스로 단골 확보 경쟁…불법 ‘2차’ 단속 절실
11월 1일 새벽 5시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1차 개편안이 시행됐다. 가장 큰 변화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는 점이다. 애초 11월 1일 0시부터가 유력했지만 핼러윈이라 쏟아져 나온 인파가 새벽까지 각종 파티와 행사를 이어가게 될 것으로 우려돼 새벽 5시로 시행 시점이 결정됐다.
11월 1일 저녁 드디어 꺼졌던 유흥업소 간판에 불이 들어왔다. 이미 상당수의 유흥업소가 불법 영업을 강행해 적발 사례가 끊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물론 밤 12시로 정해진 영업제한 시간을 무시하고 새벽까지 불법 영업을 하는 업소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금은 워밍업 수준이고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는 12월 13일 이후 본격적인 연말 대목 장사를 해야 하는데 자칫 단속에 걸려 영업정지를 당하면 더 큰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지금은 단골 고객들에게 연락해 예약을 유도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을 터라 엄청난 서비스를 약속하며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정까지만 영업이 가능해 호객행위로 워킹손님을 받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지만 이른 저녁시간부터 호객 행위에 나선 업소도 많다”고 설명한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손님들을 받는 까닭은 연말 대목을 향한 노림수다. 서비스로 양주와 맥주 등 주류와 안주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느 정도의 가격 할인이 이뤄지기도 한다.
역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접대여성이라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소위 말하는 에이스급을 다수 확보해야 한다. 초이스가 제대로 안 돼 접대여성들이 룸을 들락거리기만 하면 실패한 장사다. 지금보다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가게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대형 룸살롱 영업 상무는 “예약을 받으며 에이스급을 대기시키겠다고 했으면 그 말을 지켜야 단골 고객이 된다”면서 “손님을 구하는 것보다 더 급선무가 에이스급 접대여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쟁탈전이 엄청나다. 에이스급 접대여성을 여럿 데리고 자체적인 단골 고객까지 확보한 마담들이 요즘 엄청나게 몸값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최고의 서비스가 되려면 불법적인 요소가 가미돼야 한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밤 12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2차 활성화다. 11시에서 12시 사이 술자리를 끝낸 뒤 접대여성과 2차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2차를 나가더라도 접대여성들은 서둘러 일을 끝내고 업소로 돌아가야 했다. 한 테이블이라도 더 들어가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12시면 영업이 종료되는 만큼 그럴 이유가 사라졌다. 이런 측면에서 몇몇 룸살롱들이 ‘짧은 밤’ 가격에 ‘긴 밤’ 2차를 제공하는 파격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짧은 밤’은 한 차례의 성관계만 갖는 2차이고 ‘긴 밤’은 아침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는 2차를 의미한다. 아예 모텔로 간 뒤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류와 안주 등을 제공해주는 룸살롱도 있을 정도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경찰의 유흥업소 불법 영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이어지는 동안 이른바 오피방 등 윤락업소는 더 호황을 맞았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단속이 약화되면 불법 성매매인 2차가 급증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흥업계는 11월 첫 주가 연말 대목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유흥업소의 경우 방역패스 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11월 첫 주는 계도기간이다. 계도기간은 현장 단속에서 적발돼도 별다른 처벌이 없이 계도만 하는 기간이라는 의미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단속도 없는 한 주가 될 것이라는 게 유흥업계의 예상이다. 또한 영업제한이 풀리자마자 바로 유흥업소를 찾는 고객들은 그만큼 유흥업소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충성고객이라는 점에서 연말 대목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한다.
다시 대한민국의 밤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룸살롱 등의 유흥업소는 밀폐된 공간이라서 밀접접촉이 일어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10월 29일 브리핑에서 “4차 유행 때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 확진자들을 분석해보면 1등은 유흥시설”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유흥업소 영업은 합법이지만 ‘2차’라 불리는 성매매가 시작되는 순간 불법이다. 성매매의 사회적 폐해는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 없다. 보다 적극적이고 꾸준한 단속이 절실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