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능숙…“골짜기 빨리 건너기 위해 습득” 추측
마을 주민들은 100년 전부터 모두 줄타기를 배워왔으며, 이 가운데 몇몇은 실제 서커스 공연을 펼치기도 했었다. 이를테면 줄타기가 마을의 전통이 된 셈이었다.
그럼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위험한 줄타기를 왜 배우기 시작했던 걸까. 마을의 줄타기 전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초브크라-1’의 남자들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구애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태로운 줄타기 기술을 배웠다고 추측한다. 요컨대 산골 마을에서 다른 마을에 있는 신붓감을 만나기 위해서는 며칠 동안 걸어서 가야 했지만, 줄을 타고 골짜기를 건너면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줄타기를 일종의 지름길처럼 이용했던 셈이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다리가 무너졌을 때 강과 협곡을 건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힘든 척박한 땅에서 돈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줄타기였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실제 마을에는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이 없기 때문에 농작물을 경작할 수 없으며, 이런 까닭에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남자들이 먼저 줄타기를 시작하곤 했었다. 예부터 마을 주민들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거나, 구소련 시절 국가 공연을 다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줄타기는 이제 과거의 영광으로 남았다. ‘초브크라-1’의 인구는 1980년대 3000여 명에서 현재 400명까지 감소한 상태며, 대부분의 마을 청년들은 보다 큰 마을이나 도시로 나가 일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이들에게 줄타기는 그저 가끔씩 즐기는 취미로 남게 됐다. 출처 ‘인디펜던트’.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