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이스피싱 도운 일당 붙잡혀…“‘010’ 번호도 조심해야”

국제번호를 국내번호로 조작하는 불법 ‘중계기’ 설치

[일요신문]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발신 번호로 무단 변경하는 ‘변작 중계기’를 이용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모텔방·고시원 등에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휴대전화와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북경찰서는 모텔방에 중계기 등을 설치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에 가담해 피해자 55명으로부터 17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총 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지난 6~8월 서울, 부산 등에 모텔방·고시원·오피스텔을 얻은 뒤 중국 조직이 범행을 위해 발신하는 국제전화번호를 국내 이동전화번호로 조작하는 불법 중계기 및 발신번호 조작용 휴대전화 144대를 설치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장소를 옮겨 경찰 추적을 따돌렸다.

그러나 지난 8월 모텔 주인이 “모텔방에 휴대전화가 많이 설치돼 있다”고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번호 조작용 대포폰 48대를 압수하고, 이를 설치한 일당 중 1명을 검거했다.

이어 경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을 특정하고, 제주·부산 등지에 흩어져 있던 이들을 검거했다. 이들 중 2명은 필로폰 투약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전화를 받게 되는 '010'으로 시작되는 전화도 발신번호가 조작된 전화금융사기 전화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