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기름·서비스 영향…정부 “12월엔 진정될 것”
통계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9.41로 2020년 11월보다 3.7% 상승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2월 4.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도 2012년 1월 3.3%와 2월 3.0% 이후 처음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다가 10월 3.2%로 뛰어올랐고, 11월에는 오름폭을 더 키웠다.
기름값, 서비스 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11월 물가 상승률 3.7% 중 2.9%포인트는 석유류 1.32%포인트, 개인서비스 0.96%포인트, 농축수산물 0.64%포인트가 차지했다.
석유류는 35.5% 상승해 2008년 7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유가 급등은 재고 감소와 원유 공급난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세와 북반구 겨울철이 겹쳐 늘어난 기름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1월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세 번에 걸친 물가조사 중 한 번만 반영돼 석유류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공업제품 가격도 5.5% 올랐다. 이는 2011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소비가 늘어나면서 서비스 가격도 올랐다. 외식이 3.9%, 외식 이외 서비스 2.3% 올라 총 개인서비스는 3.0%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 이후 최대치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7.6%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름세가 잦아드는가 싶었지만, 기온 급감으로 작황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각각 오이 99.0%, 상추 72.0%, 달걀 32.7%, 수입 쇠고기 24.6%, 돼지고기 14.0%, 국산쇠고기 9.2% 값이 뛰었다.
물가 전망에 대한 정부와 통계청의 입장에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통계청은 3% 후반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률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물가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12월 국제유가 상승세 진정·유류세 인하 효과·김장 조기 종료 등으로 2%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웅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