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3선까지 허용하고 면책특권 없애야…기존 정치 답습 심상정·안철수 단일화 쉽지 않을 것”
—대선 출마의 변이 궁금하다.
“지금의 정치판과 정치 구도로는 대한민국이 바뀔 수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면에서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권력 쟁취가 목적인 구 정치세력으론 기존의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다. 정치판과 사회의 폐단을 바꾸고자 한다.”
—김동연 후보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존 정치 문법을 따르지 않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통해 새 정치를 할 수 있다. 양당 후보들은 대한민국 비전에 대한 청사진이나 철학이 부족하다. 제3지대 후보들은 대선에 여러 차례 도전하면서 대통령직에만 관심이 있다. 양당체제 타파를 외치면서 기존 정치를 답습한 거다. 저는 비전이 있고 정치 콘텐츠가 있다. 국가 경영 능력, 실천력 등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새로운물결 정식 창당을 앞두고 있다.
“우린 돈도 없고 조직도 없고 사람도 부족하다. 캠프 역시 소수정예로 슬림화돼 있다. 정당법상 다섯 개 광역지구당이 요건이다. 한 지구당 1000명이 있어야 하는데 7000명 당원이 2주 만에 만들어졌다. 기존 정당과 달리 조직, 인맥 등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오신 분들로 이뤄졌고, 구태 정치세력이 없다. 여러 직종의 이웃들이 정치판을 직접 바꿔보겠다는 마음으로 모였다. 12월 19일 일요일에 중앙당 창당대회를 한다.”
—대선이 3개월 남았다. 지지율이 쉽게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거대양당 구조로 고착화돼있다.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을 원하는 세력들의 대결 양상이 두드러지다 보니 양당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네거티브와 과거 들춰내기 등 흠집과 막말이 아닌 정치 콘텐츠를 가지고 평가받겠다. 창당하면 아래에서부터 반란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흙탕물 대선 정국이 가라앉으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다.”
—2018년 대정부질문에서 고용동향을 두고 ‘내 가슴 속은 숯검댕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총평은.
“경제부총리를 할 동안 국민 소득 3만 불, 성장률 3%를 회복했다. 다만 고용문제에 대해서는 가슴에 숯검댕이를 달고 살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성적이 안 좋았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면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고,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통령께 직언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용에 지장이 없다고 했지만, 제 말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경제 정책에 정치이념이 들어간 것이 문제의 원인이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하는 정책도 시장과의 소통, 경제주체의 수용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반드시 실패한다.”
—김동연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권력 구조 개편이다.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개헌만을 논의하는 1년 임기의 ‘헌법개정국민회의’를 통해 새 정부 출범 1년 내 개헌안을 도출하고, 도출된 개헌안으로 2023년에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 2024년 총선과 제21대 대선을 동시에 실시해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고자 한다. 임기를 단축하는 한이 있어도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2024년 새 대통령을 총선과 함께 뽑음으로써 제7공화국을 출범시킬 수 있다.”
—국회 개혁 방안도 내놨다.
“국회의원 3선까지만 허용하자고 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 역시 없앨 것이다. 국회의원이 제 역할을 못 했을 때 주민이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도 주장했다. 국고에서 정당보조금을 주고 있다. 거대양당은 한 분기에 수백억을 받는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정치 세력에게 국고보조금을 줘야 하나. 이걸 없애고 대신 1인당 5000원 정치 바우처를 주고자 한다.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정당 또는 정치 세력을 지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정치 개혁이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대개혁의 커다란 문이 열릴 것이다.”
—거대 양당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아쉬운 점이 많다. 윤 후보는 써준 걸 읽는 대독 후보고, 이 후보는 공약을 여러 번 바꿔 불신을 줬다. 윤 후보는 평생 남 수사하는 일을 하다, 검찰총장 임기도 다 채우기 전에 정치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 출신이지만, 여러 사건에 연루된 듯한 정황이 나온다. 얽힌 문제들을 분명하게 소명하고 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두 분의 실언, 막말을 보면 국민이 존경할 수 있을 만한 분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양당 후보와 차별화되는 점은.
“‘법과 밥’이다. 양당 후보들은 법조인 출신이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만큼, 밥으로 상대하고 싶다. 법은 과거를 재단하는 일이다. 반면 밥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성장, 교육이 다 포함됐다. 과거를 재단하는 일을 한 분들이 대한민국 미래와 국가경영을 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 후보의 “비천 출신” 발언에 대한 생각은.
“어떤 잣대로 사람의 계층을 나눠 대립하는 구도로 이분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수저의 차이에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일이다.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고,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어렵지 않은 것도 아니다. 저도 이 후보 못지 않게 고생했다. 11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았다. 상업학교를 졸업했고, 17세에 직장을 다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숙한 인간의 품성은 고귀하다.”
—윤석열 후보 노동관을 어떻게 보는가.
“노동관이나 노동 철학이 조금도 없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이 문제가 많다고 하니깐 노동에 대한 가치와 철학도 없이 하는 얘기다. 한국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1, 2위로 높다. 근로시간 단축은 신축적으로 해야 했는데 밀어붙인 게 문제다. 최저 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해 기업, 소상공인의 비용을 급격하게 인상시킴과 동시에 노동의 수요를 떨어트렸다. 노동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떨어진다. 의도가 어쨌든 잘못된 정책이다.”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 씨 허위 이력 논란이 제기됐다. 배우자 검증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가족 문제까지 들추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국가 지도자 배우자에게 각별한 관심과 기대가 있다.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그런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여야 후보 모두 전두환 씨 옹호 발언 논란이 일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누가 뭐래도 군부독재 주역이다. 어떤 성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분이 대한민국 역사에 남긴 것들을 덮을 순 없다. 역사에 대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여야 후보들 모두 시기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는 것은 표를 의식하는 것으로, 중심이 결여된 행태다.”
—제3지대에 있는 후보들과의 연대에 회의적인 이유는.
“두 분(심상정, 안철수)이 진정성 있게 대한민국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공화국으로 만들고 양당 구조뿐만 아니라 정치 기득권을 깨는 데 동참하겠다면 겸손한 자세로 대화하겠다. 다만 두 분 모두 그간 기득권 한 축의 모습을 보였다. 성찰과 분명한 중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선 단일화 얘기가 많이 나온다.
“단일화까진 가기 어려울 것이다. 두 분은 제3지대에 있으면서 정치판을 바꾸는 비전보다는 대통령이 되는 데 중점을 두셨다. 거대 양당을 비판하면서 거기에 따라갔다. 단일화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불과 4개월 전에 정치 스타트업을 창업해 새로운 정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의 정치판과 정치세력을 교체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으로 정치판을 바꾸겠다. 위로부터의 변화로는 대한민국이 변할 수 없다. 변화를 일으킨 사람들이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다. 정치판과 세력을 바꾸는 대장정의 첫걸음에 함께해달라.”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