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가법 위반 혐의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
제주지검은 23일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34) 사건에 대한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A 씨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등 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할 예정이다.
A 씨는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쯤 제주시 한림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8% 상태로 과속해 운행하다 사고를 내 조수석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타고 있던 여자친구 B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애초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보고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등 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블랙박스 녹음 파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바탕으로 A 씨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1심에서 검찰은 A 씨가 이별하자는 말을 B 씨가 거부했다는 점과 사고 전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린 점, 사고 발생 19초 전 A 씨가 B 씨에게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묻자 B 씨가 "응"이라고 대답한 점, A 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14km까지 속도를 올린 점 등을 근거로 세웠다.
당시 A 씨는 혐의를 부인하며 "술을 마시면서 기억을 잃었고 운전한 기억도 없다"며 "사고 기억도 없고 술을 마시던 중간부터 기억이 끊겼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에 직접 증거가 없고, 검찰이 제시한 간접 증거가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엔 불충분한 면이 있다고 판단해 A 씨의 살인 혐의는 무죄로 보고 음주운전에 대해서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