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호텔 사업 부진 속 을지로 재개발 이슈 겹쳐, 호텔 사업 축소 전망…모두투어 “특별한 사유 없어”
모두투어는 2014년 자회사 모두스테이를 통해 스타즈호텔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호텔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스타즈호텔은 2014년 명동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명동2호점, 동탄점, 울산점, 독산점, 제주로베로점 등 국내에 총 6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스타즈호텔은 모두투어리츠가 호텔 건물을 소유하고, 모두스테이가 위탁 운영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예외적으로 울산점은 NH농협은행이 소유하고 있고, 제주로베로점은 모두투어네트워크가 직접 소유 중이다. 제주로베로점은 모두투어가 2012년 인수한 곳으로 한동안 로베로호텔로 불리다가 2018년 스타즈호텔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모두투어는 호텔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다. 모두투어는 2015년 스타즈호텔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3성급 등급을 인정받을 당시 “스타즈호텔은 출범 후 꾸준한 객실점유율 성장으로 모두투어의 사업 다각화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스타즈호텔을 미래 전략 사업이자 해외 사업 확장의 초석이 될 글로벌 호텔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하지만 모두투어리츠가 최근 명동1호점을 43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명동1호점은 2022년 3월 중 완료 예정인 국토교통부 행정절차와 2022년 4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 매각이 확정될 예정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매각 이유에 대해 “인근 지역이 재개발 지역인 관계로 재개발 수용에 따라 처분하는 것”이라며 “어떤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 매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2016년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이 있는 을지로3가 일대를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을지로75호PFV가 인근 지역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명동1호점 건물을 인수하는 곳은 을지로75호PFV와 투자자가 유사한 을지로95호PFV(가칭)로 알려졌다. 명동1호점 건물의 활용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중구청 관계자는 “(명동1호점의 일부 층을) 을지로동주민센터 임시 청사로 사용하려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임시 청사 후보지 중 하나인 것이지 협약을 맺은 것은 아니고, 확정된 것도 아직 없다”고 전했다.
명동1호점 매각이 오히려 모두투어에 호재라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후 모두투어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현금이 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의 모두투어 관계자는 재개발 문제로 명동1호점을 매각했다고 밝혔지만 모두투어리츠는 관련 공시에서 처분목적에 대해 “투자부동산 처분을 통한 배당가능재원 증대 및 신규 사업 투자”라고 전했다.
실제 모두스테이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면서 모두투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두스테이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7억 원, 61억 원의 적자에 이어 2020년에는 무려 72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은 모두투어의 여행 사업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모두스테이의 적자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사업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모두스테이에 대한 지원도 어려워졌다. 2021년 9월 말 기준 모두스테이의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798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모두투어는 야심차게 호텔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재무구조만 악화시킨 셈이다.
모두투어가 호텔 사업에 진출할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호텔도 공급과잉을 우려할 정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2010년 이후로 외국계 체인 호텔이 활발히 진입해 시장경쟁을 가속화시켰다”며 “당시에도 인수합병(M&A)을 통한 호텔업계 구조 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리츠는 명동1호점 매각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모두투어리츠는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어 부동산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두투어리츠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0년 매출 66억 원, 영업이익 36억 원을 거뒀고, 2021년 1~3분기에도 매출 53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앞날을 예상할 수 없어 쉽사리 투자에 나서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신사업은커녕 정상적인 회사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차라리 매각할 자산이라도 있으면 당장 생존할 수는 있지만 매각할 자산이 없는 중소 여행사는 파산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모두투어 관계자는 “신규투자에 대해서는 추후에 의사결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