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집 매입자 친박 윤상현 지인 알려져…친동생 박지만이 서초동에 거처 마련중 소문도
당초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여권 내에선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건강 상태가 크게 나빠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특사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2021년 12월 24일 ‘박 전 대통령 특사에 건강 상태가 고려됐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22년 2월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병으로 2021년 11월 22일 입원 후 한 달간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후 6주 이상 입원이 필요하다는 병원 측 소견을 받았다. 어깨 질환과 허리디스크 같은 지병과 함께 정신 불안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최근에는 치아 상태가 나빠져 미음을 먹었으나, 사면 결정 이후에는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미음만 드시다 반찬도 드시고 미소도 보이고 한다고 들었다. 그동안 열렬히 지지해주신 분들에게 화답하기 위한 회복 의지가 아닌가 한다”며 “진밥, 백김치, 배춧국, 무국을 같이 드신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받지 못하고 경호만 지원 받는다.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 퇴임한 경우 경호 기간은 그로부터 5년간이다. 2022년 3월 초 경호처의 경호가 끝나 경찰로 이첩된다.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어디서 지낼지를 두고 정치권에선 온갖 소문이 나돈다. 박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이 2021년 10월 팔렸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12월 24일 “박 전 대통령 사저가 경매로 넘어갔고 (박 전 대통령의 짐을) 창고에다 보관하고 있다. 거처는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삼성동 자택을 67억 5000만 원에 매각하고 28억 원 상당의 내곡동 자택을 매입했다. 국정농단 사건 확정판결 이후 벌금 180억 원과 추징금 35억 원을 납부하지 않자, 내곡동 자택은 경매에 부쳐졌다. 2021년 10월 1일 쌍방울 계열사인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가 이를 매입했다. 매입자는 친박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다시 내곡동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의원은 12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감 후 나오셨을 때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둔 사저인데, 앞으로 실제 그곳에 계실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친박계 의원 보좌진 도 통화에서 “경매로 나온 내곡동 자택을 윤 의원 지인이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미리 사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정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거처를 따로 마련 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통화에서 “알고 있는 건 있지만 알려드리기가 어렵다. 건강이 나아지시면 대통령께서 박지만 회장과 논의를 하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박 회장 측 관계자는 12월 24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박지만 회장이 조용한 곳을 찾아서 누나(박 전 대통령)를 모시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박지만 회장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거처는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서초동 인근 단독주택으로 박 전 대통령 거처를 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근령 이사장은 “박지만 회장이 남동생으로서 누님께 도리를 하고 싶어 한다”며 “박 회장이 준비한 장소가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편하지 않겠나. (서초동 인근은) 확실하진 않지만, 병원과의 거리도 가까운 점을 감안해서 박 회장이 알아보고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