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특정지역에서만 현금 든 봉투 연달아 발견…선의로 추정되나 “경찰에 신고하는 편이 바람직”
금액은 5000엔부터 1만 엔 이상으로 제각각이며, 경찰에 신고된 것만 20만 엔(약 200만 원)이 넘는다. 그 중에는 2번이나 현금이 배달된 주택도 있었다. 이와 관련, 아사히TV는 “우편함에 투함된 현금은 법률상 사용해도 문제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인 60대 남성은 “평소처럼 새벽에 우편함에서 신문을 꺼내려다 봉투를 발견했다”면서 “괜한 트러블에 휘말리기 싫어 곧바로 110번(경찰 범죄신고 번호)에 전화했다”고 밝혔다. “선의로 넣어준 돈일지 몰라도 역시 익명이라는 점이 신경 쓰인다”는 것이다.
또 다른 60대 남성은 “우리 집에도 도착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우편함을 열어보니 5000엔이 든 봉투가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남성은 “투함한 사람이 찾으러 올지 몰라서 쓰지 않고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이한 상황에 오사카경찰서 관계자도 고개를 갸웃한다. “기부라면 행정기관을 통해 기부처를 직접 지정할 수 있는데, 왜 주택의 우편함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경찰서로 신고된 현금은 습득물로 취급된다. 그는 “치매에 걸린 고령자가 나눠주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인근에서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정보는 파악되지 않았다. 특별히 나쁜 일은 아니라서 주의를 환기해야 할 상황도 아니다. 만약 배포된 사람이 드러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될까. 이에 대해 관계자는 “현금 배포 자체가 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기부나 다른 방법이 보다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타이르는 정도”라고 밝혔다.
익명에 의한 현금 기부나 물자 배포는 종종 있어왔던 일이다. 유명한 사례는 2010년경 인기 만화 주인공인 ‘다테 나오토’라는 이름으로 보육원 등에 가방과 현금을 기부한 것이다. 당시 일본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른바 ‘타이거 마스크 현상’이 전국으로 번진 바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도 재해지역의 행정기관에 고액의 기부금이 여러 차례 도착하곤 했었다.
이러한 사례라면 배포한 사람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주택의 극히 일부 지역에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특이하다. 일각에서는 “변두리 상가의 좁은 골목을 중심으로 양쪽 주택에 집중 배포됐다는 점을 보면 선의로 나눠준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반면, 전 오사카지검 특수부 검사였던 마에다 쓰네히코는 “선의가 아닐 경우를 대비해 경찰에 신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글을 남겼다. 혹시라도 ‘투함하는 집을 착각해 실수했다’ ‘실제로는 더 금액이 많았다’라고 주장하는 등 트러블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귀찮더라도 경찰에 신고하는 게 가장 좋다. 정직하게 신고하면 투함한 인물이 누구인지 판명될 경우 5~20% 상당의 보로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3개월 이내 그 인물이 발견되지 않으면 현금은 모두 투함받은 주민의 것이 된다”고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