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윌리엄 터틀 경작 이후 점점 황폐화…1919년 헨리 골드럽 사막 관광지로 탈바꿈시켜
미국 북부에 사막이 있다면 믿겠는가. 실제 메인주 프리포트 근처에는 모래와 토사로 이루어진 ‘메인 사막’이라는 곳이 있다. 16만㎡ 규모의 이 사막은 ‘메인주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 현상’이라고 불리는 관광 명소다.
연중 강우량이 많은 이곳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사실 이는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요컨대 수년에 걸쳐 토양을 부적절하게 관리한 데 따른 기이한 자연 현상이다.
메인 사막의 유래는 이곳에 정착했던 윌리엄 터틀이 프리포트 마을 옆에 있는 토지를 구입한 17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이 지역의 땅은 비옥했고, 터틀은 이곳을 경작해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터틀의 후손들 역시 이곳에서 계속해서 농사를 지었고, 소를 비롯해 양까지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시절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무분별하게 농사를 지은 결과 점차적으로 토양의 영양분은 고갈돼 갔고, 소와 양을 방목해서 키운 탓에 식물들이 뿌리째 뽑히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돼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터틀 가족은 땅에서 접시만 한 크기의 작은 모래 구덩이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것이 종말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는 못했다.
점점 더 커지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래 구덩이는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침내 모래 구덩이는 목초지와 주변의 모든 구조물들을 몽땅 집어삼켰고, 결국 터틀 가족은 농장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점차 사막화된 이곳을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사람은 1919년 헨리 골드럽이었다. 농장을 매입한 그는 이곳을 관광 명소로 대중에 개방했다. 현재 메인 사막은 주요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가 됐지만, 동시에 지역민들에게는 토지를 잘못 관리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출처 ‘컬처트립’.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