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제주행 노선 대폭 늘렸지만 대부분 매진…렌터카·골프장 수요 급증, 도에선 방역 우려
#제주행 항공 증편, 렌터카는 몸살
최근 하루 3만 5000~4만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고 있는데 설 연휴 기간에는 항공사들의 증편 등으로 관광객이 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김포~제주 노선 5편 등 총 13편의 임시편을 편성했고 에어부산은 김포~제주에 20편을 증편했다. 제주항공도 김포~제주, 청주~제주 노선 등에 임시편을 운항한다.
제주행 노선이 대폭 증편됐지만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되는 1월 28일부터 31일 오전까지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과 31일 오후부터 2월 2일까지 제주발 김포행 항공권의 예약률은 80%를 넘어섰다. 특히 1월 29일 김포~제주 노선은 전 항공사를 통틀어 티웨이항공 1편 남았고(20일 오후 2시 기준), 2월 2일 제주~김포 노선은 모두 매진됐다. 항공료도 비싸다. 낮게는 편도 8만 원대 후반부터 높게는 18만 원대 후반까지 책정되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단체버스나 대중교통의 이용이 줄고 관광객의 80% 이상이 렌터카를 이용하면서 렌터카 수요도 급증해 설 연휴 렌터카를 이용하기도 녹록지 않다. 사람이 몰리는 시기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몇 배나 높은 바가지요금이 성행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대여 요금을 낮게 책정해 고객을 유인했다가 현장에서 보험료 명목으로 대여료의 몇 배를 뻥튀기해 올려 받는 식의 불법 영업도 주의해야 한다. 제주 렌터카 관계자는 “제주도가 아닌 타 지역에 차량을 등록한 후 제주도로 대거 반입해 불법 영업에 투입하는 업체도 있어 최근 렌터카 총량제 시행도 교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 내 골프장들도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승객의 짐 가운데 유난히 골프 가방이 많다. 짐 대여섯 개에 하나꼴로 골프 가방이 보인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골프장 요금이 두세 배 올랐다. 주말 하루 입장객 수입이 3000만~4000만 원에 이른다”며 “그마저도 주말이나 연휴에는 부킹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설 연휴가 제주 지역 경제와 상인들에게는 ‘대목’일 수 있지만 관광객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나온다. 최근 일주일 동안 제주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9.29명이며 1월 누적 확진자는 20일까지 262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 누적 확진자가 93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감소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한 상황이다.
설 연휴에 입도객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는 1월 20일부터 2월 2일까지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하며 공항과 항만의 입도 절차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발열 감지자 외에 입도 희망 도민에 한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했지만, 설 연휴 기간인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는 도민이 아니라도 희망자는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 그동안 도착 시 발열감지 카메라만 통과했지만 설 연휴부터는 셀프 발열측정 키오스크 장비를 공항에 6대, 항만에 2대 추가 배치해 감시를 강화한다.
제주도에서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2월 6일까지 연장됨에 따라 사적 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6인까지 가능하다. 유흥시설 및 식당·카페·노래연습장·목욕장업·실내체육시설의 운영시간은 종전과 같이 21시까지고 영화관‧멀티방‧오락실‧PC방 등은 22시까지다. 설 연휴에는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대규모 점포 등의 현장 점검과 방역도 강화된다.
#당분간 풍선효과 지속
내국인의 제주행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국제선 여객 수는 320만 9364명에 그쳤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9038만 564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반면 국내선 누적 여객 수는 2019년에 약 3298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021년에는 이보다 늘어 3314만 6646명을 기록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국내선 항공권 발매의 86%가 제주행이다. 국내선 여객에서 제주 비중이 큰 만큼 제주 관광객은 2020년 1023만 명에서 2021년 1201만 명으로 17.4% 늘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2022년 1월 1일부터 17일까지 제주 관광객 수는 63만 1401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있었던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한 수치다. 해외여행 대체재로 풍선효과를 제대로 누렸던 2020년에 70만 명을 넘어섰던 것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61만 3582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여파로 2021년 12월 관광객이 잠시 주춤했지만 1월 들어 다시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해외여행이 다시 풀리기 전까지는 여행객이 제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