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때 격리 면제 사이판이 유일…아시아나·티웨이 등 인천발 운항 지속, 에어부산 부산발 신규 취항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국 시 격리가 면제되는 사이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격리 없이 오갈 수 있는 해외 여행지가 됐다.
2021년 7월 트래블 버블이 체결된 뒤 하반기에 약 8000명의 국민이 사이판을 여행했다. 섬마다 1인당 하루 250~500달러(약 30만~60만 원)의 통 큰 여행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사이판 정부가 제공했던 여러 여행 지원 프로그램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2022년 1월 이미 사이판을 여행했거나 출발 예정인 사람도 1000명을 넘었다. 일반 여행객뿐 아니라 자가 격리를 원치 않는 신혼 여행객과 골프 여행객에게도 현재로선 사이판이 유일한 선택지가 됐다.
여행객들에게 사이판은 백신 접종률이 높고 확진자 수가 많지 않은 데다 방역이 인증된 호텔과 식당만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월 20일 기준 사이판을 포함한 북마리아나제도의 백신 2차 접종률은 98.7%이며 누적 확진자도 4067명에 그치고 있다.
또 사이판은 국제노선으로는 현재 유일하게 인천~사이판 노선만 운항하고 있어 타 지역 외국인과의 접촉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사이판 정부는 최근 ‘세이프 트래블 마리아나(Safe Travels Marianas)’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여행객의 동선 추적, 건강 상태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등 방역 강화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했다.
초기보다 대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행지원금도 준다. 체류 기간에 관계없이 1인당 100달러(약 12만 원)가 지급되고 사이판 정부가 안전인증을 한 업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현지에서의 2회 PCR(유전자증폭) 검사 비용과 코로나19 확진 시 치료 및 격리비용도 전액 사이판 정부가 부담한다. 일단 2월까지 출발 고객에 한하며 여행사를 통해서만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2월 이후에도 한국인 여행객에 대한 여행 지원 프로그램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늘길이 대폭 줄어든 항공사들도 사이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1월 23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에 주 1회 부정기편 운항을 신규 취항한다. 티웨이항공도 설 연휴 시작일인 1월 29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도 중단했던 인천~사이판 노선을 1월 29일부터 전세기 방식으로 다시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의 부산~사이판 노선은 2021년 12월 29일에 이미 재개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도 유일한 선택지인 사이판 출발 상품에 힘을 싣고 있다. 모두투어는 2월 출발 사이판 상품에 청소년 반값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고, 노랑풍선은 사이판 상품의 여행자보험 의료비 지급 한도를 5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였다.
참좋은여행은 켄싱턴 호텔, 하얏트 리젠시, 코랄 오션 리조트 등 사이판의 대표적 숙소를 이용하는 상품 열두 가지를 모아 사이판 특별 기획전을 오픈했고, 인터파크투어도 70만 원대 4~5일 상품 등을 선보이며 사이판 기획전을 열었다. 내일투어는 코디네이터를 투입해 여행객이 원하는 일정을 만들 수 있는 사이판 자유여행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한편 새해 들어 베트남은 여행시장 회복에 속도를 내며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을 대상으로 국제선을 재개했다. 그러면서 ‘백신여권 프로그램’ 시범 개방 지역을 호치민, 빈딘, 칸화성, 다낭시, 끼엔장성, 꽝남성, 꽝닌성 등 7곳으로 확대했다. 태국은 푸켓에 이어 1월 중순부터 끄라비, 팡아, 수랏타니 등 3개 지역의 여행을 추가로 허용하면서 나컨나욕, 칸차나부리, 펫차부리, 치앙마이 지역의 5개 골프장에서 일명 ‘골프격리’가 가능하지만 국내 입국 시 의무 자가격리로 인해 실효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한 특별여행주의보를 2월 13일까지 연장했다. 사이판을 제외하면 사실상 격리 없이 오갈 수 있는 국가가 없는 만큼 현재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휴양지로 가는 항공 노선도 대폭 줄거나 연기된 상태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수익이 크게 나지는 않지만 입국 격리 때문에 당분간은 사이판 외에는 답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