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여왕 혼령 석고로 만들어 배치…풍광 좋은 코모 호수의 또 하나의 볼거리
그런데 이곳의 볼거리는 비단 풍광뿐만이 아니다. 언덕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유령들 역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유령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
‘베지오의 유령’이라고 불리는 이 으스스한 형상의 정체는 다름아닌 석고 조각상이다. 언덕 위에 위치한 베지오 성의 관리인들이 세워 놓은 일종의 볼거리인 것. 이는 1779년 안톤 조세포 델라 토레 디 레조니코가 ‘라리우스’라는 책에서 언급한 11세기 후반~12세기 초 베지오 성을 건설한 테오델린다 여왕의 전설과 관련이 있다.
테오델린다는 수백 년 동안 이 지역을 지배했던 게르만 민족인 롬바르드족의 여왕으로, 이 지역에서 말년을 보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유산의 일부로 종탑이 있는 예배당을 하나 남기고 싶어했다.
하지만 여왕의 이런 바람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고, 여왕의 혼령은 베지오 성의 벽 속에 묻혀 버렸다. 소원을 이루지 못한 여왕의 혼령이 달이 뜨지 않는 밤이 되면 성 안을 배회하고 다닌다는 전설이 내려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다.
오늘날 유령의 형상을 한 석고 조각상들은 바로 이 전설 속 여왕의 혼령을 물리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매년 새롭게 세워지는 이 조각상들은 실제 사람을 본떠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일종의 캐스팅을 통해 모델이 될 지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델이 되기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봄이 되면 새로운 포즈의 조각상들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출처 ‘마이모던멧닷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