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최측근 3인방’ 비롯 권영세·원희룡 등 선대본 주역…검찰라인 핵심 한동훈 역할 관심
#윤핵관
윤석열 당선인 인사 스타일은 ‘한번 사람을 쓰면 일단 믿고, 가급적 내치지 않는다’로 알려져 있다. 검찰 재직 당시 내부에선 이러한 윤 후보 스타일을 두고 “의리가 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일각에선 “윤석열 사단이 다 해 먹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정치권 입문 이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현재 그의 주위에 있는 참모들이 5년간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등장한 말이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다.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의원이 지목됐다. 이른바 ‘핵관 3인방’이다. 권성동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한 후 꾸려진 선대위에서 종합지원본부장, 장제원 의원은 종합상황실장, 윤한홍 의원은 종합상황실 총괄부실장을 맡았다. 하지만 윤핵관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자, 셋은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대선에서 이들은 핵심 업무를 수행했다는 게 윤 당선인 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권성동 의원은 2월 28일 유세현장에서 “제 별명이 ‘윤핵관’인 거 알고 계시지 않느냐”며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과 권 의원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전해진다.
장제원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합의 과정에서 전권을 쥐고 협상에 나서면서 다시 주목 받았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선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장제원 의원에게 맡겼다는 건 그만큼 믿고 있었다는 의미”라며 “실제 장 의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끌어내면서 ‘핵관 중 핵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정부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선대본
1월 초 선거대책위원회를 ‘실무형’인 선대본부로 쇄신한 뒤 권영세 의원이 본부장을 맡으며 핵심실세로 떠올랐다. 권 본부장은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재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해 7월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는 과정에도 권 본부장이 역할을 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3년 후배, 사법연수원 1기수 후배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선대본 핵심인사로 꼽힌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이후 선대본에 합류해 정책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대장동 1타 강사’로 상대 이재명 민주당 후보 공략에 앞장섰다.
두 본부장과 함께 핵심인 인물이 이준석 당대표다. 이준석 대표는 윤 당선인 측과 두 차례나 갈등을 빚은 바 있지만, 현재는 정치적 공동운명체가 됐다. 유튜브 쇼츠 홍보전, ‘열정열차’ 등 선거 전략과 홍보를 책임졌다. 특히 이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윤 당선인의 2030 남성 지지율이 상승, 대선을 앞두고 그가 내건 ‘세대포위론(2030세대와 6070세대로 4050세대를 포위하자)’ 효과가 증명돼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졌다.
치열했던 네거티브 공방전을 이끈 유상범 법률지원단장, 대언론업무 투톱 이양수 수석대변인, 김은혜 공보단장도 윤 후보 신임이 두텁다. 전국 당협위원장 중 캠프에 가장 먼저 합류했던 함경우 공보부단장(경기도 광주시 당협위원장)도 숨은 공로자로 평가받는다. 사무처 당직자 출신으로 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함 부단장은 윤 당선인 경선 때부터 핵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후보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경쟁하다 컷오프된 이후 홍준표 의원을 도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후보로 낙점된 뒤 조력자로 변신, 서울 종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전략공천돼 사실상의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됐다.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은 떠났지만 김종인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은 여전히 남아 윤 당선인을 도왔다. 김병민 윤희석 선대본 대변인 등이다.
#전·현직 의원
중진 전·현직 의원들도 윤 당선인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내 최다선인 5선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주호영 의원이 대표적 ‘친윤계’로 꼽힌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부의장은 윤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충청대망론’을 띄웠다.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주호영 의원은 윤 당선인이 영입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 의원은 윤석열 경선 캠프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 민심을 잡는 데 기여했다.
4선의 김기현 원내대표와 3선 김도읍 의원도 대선 분기점마다 역할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이준석 내홍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해 당내 호평을 받았다. 김 의원의 경우 당 내홍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했지만, 대선 과정에서 전략통으로 활동했다.
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4선 박진 의원과 정책본부 게임특별위원장을 맡은 3선 하태경 의원도 차기 정부에서 요직 기용이 점쳐지는 인사다. 박 위원장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손꼽히는 ‘외교통’이다. 하 위원장은 2030세대의 관심사에 주목해 온 대표적인 ‘개혁보수’ 인사다.
그 외에도 조경태(5선) 박대출 윤재옥(3선) 송석준 송언석 이철규 임이자 정점식(재선) 서일준 윤창현 이용 정희용(초선) 의원 등이 윤 당선인 선대본에서 활동해왔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이 단연 돋보인다. 나경원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유세를 도와 전통적 보수표심의 결집에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윤 당선인을 지원했다.
#호남계
호남을 근거지로 한 인사들도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이들은 주로 국민의당 계열 전직 의원이다. 광주에서 4선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경진 전 의원, 송기석 전 의원 등이다.
특히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재선 이용호 의원이 눈에 띈다. 두 사람 모두 김대중 정부에서 일한 적 있다. 김 전 대표는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지만, 위원회가 해체되면서 현재 직책이 따로 없다. 하지만 여전히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가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정계개편을 준비 중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이용호 의원도 윤 당선인의 호남 교두보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용호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은 큰 결심을 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누구보다 열심히 호남에서 윤 당선인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썼다”고 전했다.
#검찰
윤 당선인은 1994년 검사로 임관한 뒤 2021년 3월 검찰총장으로 물러날 때까지 27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인맥이 검찰 쪽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여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차기 정부 구상에 대해 “검찰공화국이 열릴 것”이라고 공세를 펴왔다.
윤 당선인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왜 A 검사장을 두려워하나. A 검사장에 대해 이 정권이 한 것을 보라. 그 검사가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었기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A 검사장은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 온 사람”이라며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한 사람이 정부 주요직책에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A 검사장이 한동훈 검사장을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검찰 인맥은 선대본부 및 이른바 ‘서초동 캠프’라고 불리는 외곽조직 등에서 돕고 있다.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주진우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주요 인물이다. 석 전 지검장은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40년 지기다. 현재 선대본 상임대외협력특보를 맡고 있다.
주진우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의혹’ 관련 부실수사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를 윤 당선인과 함께한 인연이 있다. 그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았다가, 이후 지방으로 발령 나자 2019년 검찰을 떠났다. 주 변호사는 경선 과정부터 윤 당선인의 법률 관련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대본 법률지원참모를 맡았다.
이완규 변호사와 손경식 변호사의 경우 윤 당선인 본인과 장모 등 가족사건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 변호사는 윤 당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고, 손 변호사는 윤 당선인 대구지검 초임 때 함께 근무해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한 윤 당선인 검찰 특수부 시절 상관인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은 ‘고발사주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윤 당선인이 지휘했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한 이원모 전 대전지검 검사는 선대본 법률팀장으로 활약했다.
#관료·전문가
국정운영에 도움을 주는 관료 출신, 전문가 그룹도 다수 포진돼 있다. ‘친윤 관료 그룹’ 핵심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다. 기획재정부 2차관과 예산실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로, 윤 당선인의 캠프 조직을 만들 때 역할이 컸다. 현재는 후보특별고문으로 물러나있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임명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외교 라인은 세 명의 전직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중심이다. 황준국 김홍균 이도훈 본부장이다. 이도훈 전 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는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의 중추 역할을 한 인사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도 관여했다. 황준국 전 주영대사는 지난해 윤 당선인의 후원회장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정책전문가 그룹 핵심은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 친구로, 정계 입문 전부터 만나 ‘외교 과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대본부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도 윤 당선인 경선 당시 외교·안보정책자문단 좌장 역할을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복지 분야는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있다.
#단일화
윤 당선인의 정권교체를 위한 마지막 퍼즐은 사전투표 직전 맞춰졌다. 지난 3월 3일 새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그 전까지 안 대표는 “무능한 후보를 뽑으면 1년이 지나 ‘그 사람 뽑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윤 당선인과 각을 세워왔다. 단일화 효과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리지만, 안 대표가 차기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 측은 단일화 합의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부터 운영을 함께한다’는 대목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 대표의 인수위원장 내정부터 초대 총리 임명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