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비용 13만 원에 불과하지만 ‘인생샷 명소’…주민들 “조금이라도 섬을 활기차게 하고 싶어”
‘일본의 제일 작은 공원’이 완성된 건 20년 전이다. 마쓰시마에 사는 시부에 가즈후미 씨(72)를 비롯해 섬 주민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석양의 아름다움을 앉아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2001년 힘을 모았다.
공원 조성비용은 불과 1만 2000엔(약 13만 원). 종려나무는 구입했지만, 벤치는 폐재가 된 목제 전신주를 활용했다. 이후 “20년 넘게 섬 주민들이 풀베기와 꽃 심기 등 주변을 꾸준히 정돈해왔다”고 한다.
공원이 완성되고 얼마 되지 않아 현 출신의 유명인사들이 현장을 찾아왔다. 그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자 팬들이 ‘성지’라며 방문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마침 벤치 자리가 푸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당자리다. 바다 너머로 지는 석양이 아름다워 SNS에서는 ‘인생샷 명소’로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지금은 기념우표가 발행될 정도로 인기 스폿이 됐다. 크기는 작지만 공원에서 펼쳐지는 풍경만큼은 일본에서 가장 넓다. 또 “공원에서 이메일을 보내면 행복해진다”는 소문이 떠도는 등 기존 관광지와 달리 힐링 장소로도 유명하다.
섬 주민 시부에 씨는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그야말로 일품”이라며 “기후나 구름이 퍼져 있는 정도에 따라 매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세간엔 ‘작은 공원을 누가 생각해냈는지’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 시부에 씨는 취재를 받아도 가급적 얼굴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역은 어디까지나 공원. 공원이 지니고 있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남모르게 공원 주변을 청소해온 섬 주민 역시 “섬의 보물로서 장소를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에 의하면 “마쓰시마는 과거 탄광과 고래잡이로 번성했던 마을”이라고 한다. 절정기에는 1만 3000여 명이 살았으나, 탄광이 문을 닫고 고래잡이가 쇠퇴하면서 현재 인구는 400여 명까지 줄었다. 시부에 씨는 “작은 공원이 가지는 큰 매력으로 조금이라도 섬을 활기차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