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외 패키지 여행 재개, 항공권 예약 건수 급증…여행사 마케팅·상품 확대, 허니문 시장 수요 폭발 조짐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도 완화됐다. 그동안은 입국 후 1일 차와 6~7일 차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PCR 검사가 신속항원검사로 대체됐다. 해외에서 접종해 접종 이력이 등록되지 않은 이들은 4월 1일부터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을 통해 접종 이력을 입력하면 격리가 면제된다.
21일부터 입국자들은 공항을 빠져나와 대중교통도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2년 넘게 여행의 자유를 제한 당한 국민에게 새 정부는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 항공 운항 확대와 사증 발급 확대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단 우크라이나, 미얀마,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에 대해서는 격리 면제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선 해외여행 시장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방역 체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점차 완화되어가고 있는 데다 세계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여행사들도 속속 해외 패키지 상품 출발 준비에 나섰다. 주요 여행사들은 마케팅을 재개하고 해외여행 프로모션도 시작했다. 4~5월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다는 가정 하에 올여름부터 하반기는 거의 3년 만에 맞이하는 해외여행 부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먼저 참좋은여행은 ‘양국 간 자가격리 해제 시 출발’이라는 조건을 달고 판매했던 해외여행 상품을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발시킨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 입국자 자가격리 재개 이후 트래블 버블 체결지인 사이판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 출발하는 단체 패키지여행이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자가격리 면제 소식에 3월 25일 출발 예정이었던 그리스 일주 고객 21명과 3월 30일 터키 일주 고객 26명이 출발을 확정했다. 추가 모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정부의 격리해제 지침이 발표된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 건수가 지난달 동기보다 281%, 지난해 동기보다 873% 뛰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투어는 “하와이와 괌, 사이판 등 휴양지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장거리 노선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스위스 취리히 등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친환경 유럽 투어 기획전을 오픈하고 소규모 전기차 투어 패키지를 판매한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피오르 등의 북유럽 현지 공항에서 렌터카를 픽업해 셀프 드라이브로 여행을 다니는 자유여행 상품과 열차를 이용해 트레킹을 하는 스위스, 이탈리아 친퀘테레 상품 등이다.
하나투어는 전문 가이드를 동반해 자유여행객이 선호하는 호텔과 현지 맛집을 즐기는 상품 등을 홍보하고 3월 말까지 타임 세일과 얼리버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모두투어는 창립 33주년을 기념해 인기 상품 할인 타임딜과 럭셔리&시그니처 상품을 선보이는 특별기획전을 진행한다. 노랑풍선은 미국 가족여행 상품, 하와이 허니문, 캐나다 오로라, 2주 살기 상품 등을 내놨다.
2년 넘게 여행 재개를 기다려온 여행업계는 각종 마케팅 전략들을 발 빠르게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억눌렸던 여행 심리를 최대한 자극한다는 계획이다.
허니문 시장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한 허니문 여행사 관계자는 “7일 자가격리를 감수하고라도 허니문을 결정하는 수요가 꽤 있었는데 자가격리가 해제되면서 허니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모았던 몰디브, 하와이, 칸쿤, 사이판, 푸껫, 발리, 유럽 등을 중심으로 다시 문의와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주말이면 200~300커플의 상담이 진행되고 있고 2021년과는 달리 문의 뿐 아니라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실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하나투어도 “4~6월 출발 허니문 상품 문의가 급증했다”며 “3월 한 달 동안 몰디브, 멕시코 칸쿤, 하와이 지역을 대상으로 ‘온라인 허니문 박람회’를 개최하고 4월 말~5월 초 출발하는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10일’ 단체 허니문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 허니문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당분간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도 하반기 출발을 기준으로 다시 모객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2021년 하반기부터 크루즈 운항을 재개했으며 국제 크루즈는 미국, 유럽, 알래스카, 호주 등 장거리 지역에서 운항 중이다. 크루즈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 크루즈 시장도 올해 하반기에는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 음성확인서 등을 필수로 선내에서도 매일 방역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일정도 본격적으로 오픈될 예정이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면서 최근 여행주와 항공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월 16일 종가 기준 하나투어는 8만 6100원, 모두투어 2만 3400원, 노랑풍선 1만 6150원, 참좋은여행 1만 5600원, 대한항공 3만 350원, 아시아나항공 2만 1500원 등 여행‧항공 관련 주가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출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국가가 점차 늘어나고 국내에서도 출·입국자에 대한 방역 체계를 완화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국경을 여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여행 산업의 회복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