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 완화하고 무격리 입국 허용 등 방역 조치 풀어…여행업계,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기간 축소 목소리
#유럽은 다시 ‘위드 코로나’ 시동
영국은 2월 1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들에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없이 입국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국에 도착한 뒤 이틀 안에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입국 8일차에 실시하던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10일 자가격리 의무도 해제된다. 단,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도착 2일 내에 한 번 더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국 내에서는 백신 패스도 자발적으로 사용하도록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실내외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진다.
노르웨이는 그동안 18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가 입국할 시 자가격리 10일 의무가 있었지만 1월 2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지침을 해제했다. 백신 미접종자라도 미리 여행자 사전 등록을 하고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는 3차 접종자(부스터샷)에 한해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를 면제했다. 단 2차 접종자까지는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회복 증명서 가운데 한 가지를 제출하고 PCR 음성확인서도 따로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강도 높은 국경 봉쇄 정책을 펼쳤던 호주와 뉴질랜드도 국경 개방 추세에 가세했다. 먼저 호주는 입국 시 필요한 코로나19 검사 조건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입국 72시간 내의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비행기 탑승 24시간 전 진행한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만 제출해도 무격리 입국이 가능하다.
외국인 입국 금지를 엄격하게 적용해왔던 뉴질랜드도 2월 말부터 단계적 국경 개방 계획을 추진한다. 4월 30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2월 4일부터 에티오피아 발 항공편 운항 재개를 허가했다. △가나 △잠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모잠비크 △레소토 △말라위 △보츠나와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11개국으로부터 출발하거나 경유하는 내‧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한다.
#7일 자가격리는 부담
한편 2월 4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기간이 기존 10일에서 7일로 줄었다. 종료일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내·외국인 모두 백신 접종 여부를 막론하고 적용돼 왔던 해외 입국자의 10일 자가격리 의무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던 2021년 12월 3일 시작돼 2월 3일까지 유지되다가 이번에 기간이 줄었다.
하지만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해외여행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격리조치 유지는 해외여행에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격리기간이 3일 이내로 단축돼야 여행객이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5일 이상의 격리가 계속 유지된다면 실제로 해외여행객 증가를 체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1월 26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확진자 자가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는 점에서 보면 해외 입국자는 확진자와 같은 처우를 받게 되는 셈이다. 해외 입국자는 입국 시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도 무조건 7일의 격리 의무가 따라붙는다. 반면 일상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밀접접촉자라도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 의무가 면제되고 7일 동안 수동 감시 체제로 전환된다.
이 때문에 여행업계에서는 “백신 접종 유무에 상관없이 해외 입국자에게만 무조건 적용되는 7일간 자가격리가 유독 과한 제재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 조치는 애초에 해외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는 국내 지역사회 감염이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입국자의 격리조치가 더 이상 큰 실효가 없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항공업계를 포함한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는 방침이라는 면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지침도 좀 더 세분화해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만이라도 격리기간의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며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국가별 백신 접종률과 위중증 환자 비율 등을 바탕으로 국가 별로 입국 시 방역 지침을 다르게 적용하고, 여행객의 백신 접종 유무에 따라 격리 기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