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간 해병대 병사, 폴란드 국경서 농성

휴가 중 폴란드 통해 우크라 국경 넘어

[일요신문] 우크라이나 정부가 모집 중인 국제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휴가 중 무단 출국한 현역 해병대 병사가 우리 정부와의 접촉 시도를 기피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시민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23일 군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해병대 제1사단 소속 A 씨는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폴란드로 출국했다. 출국 시점은 A 씨의 휴가 복귀가 임박한 때였다. 관련 사실은 A 씨 가족이 군 당국에 신고하며 추적 끝에 확인됐다.

A 씨는 폴란드 측 국경검문소를 통과해 우크라이나에 입국을 시도했지만, 우리 외교 당국의 사전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검문소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A 씨를 폴란드 측 검문소로 다시 돌려보냈다. A 씨는 현재 폴란드 국경검문소 내 별도의 대기 장소에 머물며 폴란드 측으로부터 식사 등을 제공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 씨가 입국을 거부하고 있어 우리 외교부 관계자 등은 검문소 인근서 대면 접촉을 계속 시도하며 대기하고 있다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향후 A 씨가 귀국하면 군형법에 따라 군무이탈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 현행 군형법은 군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부대 또는 직무를 이탈한 사람을 처벌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A 씨가 출국하는 과정에 의문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병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A 씨가 인천공항에서 제지를 받지 않고 폴란드로 출국했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

현행 규정상 현역 병사는 해외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대령급 이상 지휘관으로부터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A 씨는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A 씨의 신병을 인계 받는 대로 조사를 진행한 뒤 국내로 이송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