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2차 투표는 진출했지만 ILO 총장 ‘낙선’…정부 “기대했는데 아쉽다” 입장

정부 범부처 TF 구성해 ‘외교전’ 총력, 하지만 2차 투표서 56표 중 2표 받아…토고 출신 웅보 후보 30표로 당선

[일요신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정부는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글로벌 챌린지와 리더십'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3월 27일 “(강경화) 후보자의 경력과 역량, ILO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며 “ILO 특유의 아프리카·유럽 등 지역 블록과 노동자·사용자 그룹 간 상호 견제에 따른 표 결집으로 인해 낙선하게 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강경화 전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된 차기 IL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투표는 통과했지만, 2차 투표에서 낙선했다.

ILO에 따르면 2차 투표에서 강 전 장관과 질베를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토고), 뮤리엘 페니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주재 프랑스대사, 음툰지 무아바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명이 맞붙었다.

전체 56표 중 웅보 총재는 과반인 30표를 얻어 차기 ILO 총장에 선출됐다. 반면 강 전 장관은 단 2표만 받았다. 페니코 대사는 23표, 무아바 이사는 1표였다.

정부는 그간 강 전 장관의 ILO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외교부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교전’을 펼쳐온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외교·고용·산업부 장관이 각국에 관련 친서를 발송하고 고위급 면담, 재외공관을 통한 현지 교섭도 병행해왔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강 전 장관의) ILO 총장 진출은 무산됐지만 이번 선거 입후보와 지지교섭 과정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선도국가로서 ILO 핵심협약 추가 비준에 이어 노동권 증진과 국제노동협력에 적극 기여해가겠단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줬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자질과 역량을 갖춘 우리 국민의 국제기구 수장직 진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전 장관은 낙선 뒤 그간 선거운동을 지원해 준 정부와 국내 노동계, 경영계에 감사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