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맘대로 하고파” 중국 60대남 14년째 서우두공항서 노숙
공항 바닥에 온갖 살림살이를 펼쳐 놓고 생활하고 있는 그는 한눈에 봐도 노숙자 신세다. 지저분한 담요를 바닥에 깐 채 식사를 만들어서 먹거나 술을 마시기도 한다. 각종 주방용품, 담요, 옷가지 등을 운반하는 여행용 가방 두어 개가 살림살이의 전부다.
그가 이렇게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웨이젠궈는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0대 초반에 실직한 그는 상심에 빠져서 매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가족들의 심기가 편했을 리는 만무할 터. 화가 치민 가족들은 만약 집에서 계속 살 생각이라면 당장 담배와 술을 끊으라고 독촉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선택은 가족이 아니라 자유였다. 가족들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마음껏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기 위해서 집을 뛰쳐나온 그는 그렇게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자리를 잡았다. 웨이젠궈는 “만약 집에서 계속 살면 나는 가족들에게 매달 내 앞으로 지급되는 1000위안(약 19만 원)의 정부 수당을 모두 줘야 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 담배와 술을 살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물론 공항에서 쫓겨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지난 수년간 경찰과 공항경비대에 의해 붙잡혀 집으로 돌려 보내졌지만 그때마다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오길 반복했다.
그는 “현대적인 편의 시설이 있는 공항에는 필요한 건 다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며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출처 ‘차이나데일리’.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