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톤 선수 로비 밸린저, 방전될 때까지 주행한 ‘모델 3’ 따라잡는 데 76시간 54분 걸려 목표 달성 실패
이번 경주의 규칙은 간단했다. 밸린저와 테슬라 모델 3 모두 동일한 장소에서 출발해 각각 원하는 속도로 코스를 달린다. 다만 모델 3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주행하고, 밸린저는 두 다리로 달려서 72시간 안에 모델 3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다. 72시간 안에 모델 3가 달린 거리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에는 패하게 된다.
출발 지점은 텍사스 오스틴 근처에 있는 테슬라 기가 팩토리였다. 지난 4월 11일 아침에 시작된 경주 초반에는 모두가 예상했듯 테슬라 모델 3가 크게 앞섰다. 시속 약 104km로 달린 모델 3는 첫째 날 배터리가 방전되기까지 389.4km를 주행했다. 반면 밸린저는 처음 24시간 동안 160.9km의 거리를 달리는 데 그쳤다. 앞으로 남은 48시간 안에 모델 3의 주행거리를 따라잡아야 경주에서 승리할 수 있게 된 셈.
하지만 이 경주에서 약간의 예외 조항은 있었다. 무엇보다 인간은 전기차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처럼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될 때까지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밸린저는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인 약 8시간 30분 동안 휴식을 취했다. 다만 요기를 하거나 목을 축이는 건 달리면서 해결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비록 경험 많은 울트라 마라톤 선수였던 그였지만 이번 도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가 모델 3 주행거리를 따라잡는 데는 총 76시간 54분이 걸렸다. 그럼에도 이 도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밸린저는 “정말 잔혹한 도전이었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말하면서 “살인적인 더위와 코스의 고도 변화가 체력에 영향을 미쳐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더 늦어졌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