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적 이후 잠재력 폭발…2016~2018 3시즌 연속 마감일 트레이드 성사
키움과 LG가 2011년 7월 31일 극적으로 성사시킨 2대2 트레이드도 대표적 사례다. 키움은 베테랑 불펜 요원 송신영과 선발 유망주 김성현을 LG에 내주고 '미완의 거포' 박병호와 투수 심수창을 데려왔다. 트레이드 당시에는 오히려 키움이 손해라는 평가도 나왔다. 불펜 불안에 시달리던 LG가 수준급 불펜 요원을 수혈한 반면, 박병호는 LG에서 수없이 많은 기회를 얻고도 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잘 알려진 대로다. 박병호는 이적 직후 붙박이 주전으로 뛰기 시작하면서 재능을 폭발시켰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MLB로 떠나기 전까지 4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했고, 2018년 KBO 리그로 복귀한 뒤에도 변함없이 리그 간판 홈런 타자로 군림했다. 키움이 배출한 대표적 스타플레이어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KT 이적 첫해인 올 시즌 다시 독보적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2016년부터는 3년 연속 트레이드 마감일에 극적 트레이드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2016년에는 SK와 KIA가 투수 고효준과 임준혁을 주고 받았다. 고효준은 2017년 KIA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는 활약을 했지만, 이준혁은 2018시즌을 끝으로 웨이버 공시됐다.
2017년 마감일에는 확실한 '윈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KIA는 2016년 세이브 1위에 오른 투수 김세현과 발 빠른 외야수 유재신을 데려 오면서 키움에 신인 왼손투수 이승호와 또 다른 왼손 투수 손동욱을 보냈다. 결과도 둘 다 좋았다. 김세현은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불펜 필승조로 투입돼 그해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KIA의 트레이드 목적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활약이었다. 키움은 2019년 이승호가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하면서 그 트레이드의 결실을 봤다. 이승호는 올해도 1군 불펜에서 활약 중이다.
2018년 7월 31일에는 SK와 LG가 극적으로 '마감 직전 거래'를 단행했다. SK가 오른손 투수 문광은을 LG에 내주고, LG에서 내야수 강승호를 받아왔다. 이 트레이드의 명암은 한 해 차로 엇갈렸다. 첫 시즌에는 강승호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면서 무게중심이 SK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문광은이 불펜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해내지 못했기에 더 그랬다. 하지만 2019년에는 강승호가 음주운전 사고로 임의탈퇴 중징계를 받은 반면, 문광은은 1군에서 LG 불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강승호는 FA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뽑혀 올해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