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로 1000억 원, 위메이드 쪽이란 의견도…“미래 어둡게 보나” 그라운드X 측도 매도 정황
최근 이런 매도세에 일조한 지갑들이 발견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클레이를 대량 매도한 이 지갑이 누구의 것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지갑은 한 개의 지갑에서 대략 4000만 개 클레이를 매도해 개인 돈은 아닐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4000만 개 클레이는 1년 전 시세로 보면 대략 500억 원에서 시점에 따라 1000억 원 이상에 달하는 돈이다. 특히 클레이튼 체인 외에도 이더리움 체인, 바이낸스 체인 자금 흐름까지 합치면 대략 2000억 원에 달한다.
이 지갑을 편의상 A 지갑이라고 지칭하면, A 지갑은 약 1년에 걸쳐 약 4000만 개 클레이를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 지갑으로 보냈다. 블록체인은 투명하게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거래소로 들어간 가상자산은 거래소에서 확인해 주기 전에는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거래소로 가상자산이 들어가면 현금화했다고 인식한다. 클레이의 경우에도 De-Fi(탈중앙화금융)로 운용하거나 스테이킹(예치)해두면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로 보내는 경우는 현금화 외에는 목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지갑 주소에 최초로 찍힌 기록은 클레이튼 노드 보상에서 위메이드 몫으로 받은 클레이가 전송된 바 있다. 클레이튼은 거버넌스 협의체(GC)가 존재하고 이들 협력사들은 노드를 유지하고 그 대가로 클레이를 받는다. 말하자면 서버를 운영하고 서버비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2021년 7월 1일 GC 노드 보상 가운데 위메이드 몫의 클레이가 이 지갑으로 약 40만 개를 보냈다. 당시 클레이 가격이 약 1200원이었고 40만 개는 약 5억 원 가치였다.
최초에는 이를 두고 위메이드 측 지갑 혹은 관련사 지갑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지갑의 규모가 5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컸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블록체인 관련 회사로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위메이드 몫 클레이를 수령 받은 걸 보면 위메이드 혹은 위메이드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지적은 일리 있어 보였다.
이런 의혹에 위메이드 측은 자신들의 지갑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이 지갑으로 보낸 건 당시 협력 계약에 따른 대가로 지불한 가상자산이다”라면서 “회사 측에서는 계약에 따라 클레이를 보낸 것이기 때문에 해당 가상자산 지갑이 누구 것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측은 공시를 통해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을 밝혀오고 있다. 위메이드의 2021년 사업보고서와 2022년 4월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클레이 보유 분은 2021년 연말 2712만 개까지 증가했다. 2021년 기타 사유로 감소한 분량도 약 55억 원어치가 있는데 이 중 5억 원이 앞서 바이낸스 지갑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의 클레이 보유량은 2712만 개까지 늘었다가 2022년 3월 말까지 2443만 개로 줄어들었다. 위메이드는 노드 보상으로 3개월 동안 약 11억 원어치 클레이를 받았고, 기타 사유로 약 1억 5000만 원어치 클레이를 늘렸다. 이후 마케팅 비용 지급으로 3500만 원, 기타 이유로 클레이는 30억 원어치가 감소됐다. 대량 매도를 계속해 온 이 지갑 주인은 다른 정보가 없는 만큼 위메이드 측이 공개하지 않는 한 밝혀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지갑인 B 지갑은 2019년 10월 15일 클레이튼 제네시스1 지갑에서 클레이 1666만 개를 받은 바 있다. 제네시스1 지갑은 클레이튼이 만들어질 때 최초 지갑이다. 이 지갑은 클레이튼을 과거 운영한 그라운드X가 보유했다고 알려져 있다. 제네시스1에서 약 1666만 개가 보내진 만큼 그라운드X 소유 지갑이거나 그라운드X의 관계사 지갑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2019년에는 클레이가 상장되지 않아 정확한 가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 지갑에 보유됐던 1666만 개 클레이는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대로 있다가 2022년 6월 3일 1497만 개가 바이낸스로 빠져나갔다. 이 지갑에는 현재 약 166만 개 클레이가 대기 중이다. 6월 3일 기준 클레이 가격은 약 0.4달러였다. 약 80억 원이 매도된 것이다.
그런데 이 B 지갑을 따라가다 보면 수수료 명목으로 200클레이를 공급한 C 지갑이 있었다. C 지갑은 그라운드X NFT(대체불가토큰)를 보유한 것과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그라운드X 직원 지갑임이 확인됐다.
이상함을 감지한 클레이 투자자들은 C 지갑 주인인 D 씨에게 ‘1497만 개가 당신 성과급이냐’라고 묻자 ‘성과급 아니다’라고 답했다. 어떤 물량이냐는 투자자 질문에 D 씨는 “(해당 물량은) 개발에 관련된 부분도 아니다. 공식 채널에서 답변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클레이튼 투자자의 관심은 두 가지다. 투자자들은 클레이튼 가격이 고점 대비 10분의 1토막에 가깝게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약 8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을 매도한 지갑이 누구 소유인지, 이 지갑에 왜 그라운드X 직원이 수수료를 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클레이를 고점 때 매도한 것도 아니라, 고점을 한참 지나 폭락하고 횡보하는 6월 초에 거래소로 보내 현금화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클레이튼 투자자는 “그라운드X 직원이 수수료를 낸 것으로 볼 때 그라운드X 관련 지갑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라운드X 혹은 그라운드X 관계사도 저점인 이 순간에도 클레이튼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일요신문은 2022년부터 클레이튼 운영을 맡은 크러스트에 관련 지갑에 관한 질문을 했지만 답변은 없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