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종교단체 빠져 가정생활 엉망됐다” ‘외로운 늑대’로 정치 신조에 의한 원한 아닌 듯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7월 9일 야마가미 데쓰야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 원한이 생겼다.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며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특정 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원한이 있었다”며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8일 일본 언론들은 그가 경찰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의한 원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일본 나라현 경찰도 전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는 “특정 단체에 원한이 있는데 아베 전 총리와 그 단체가 연결돼 있다고 믿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8일 오전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거리유세하는 일정을 파악하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범행 전날인 7일에는 (나라시에서 210km 떨어진)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아베 전 총리 유세 현장에도 간 적이 있다며 “살해하기 위해 총을 만들어 (아베 전 총리의) 유세지를 따라다녔다”고 진술했다 전했다.
야마가미는 “인터넷에서 부품을 사 스스로 권총을 만들었다. 권총을 많이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가을부터는 간사이 지방에 있는 제조업체에 근무하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올해 5월 퇴직해 무직 상태였다.
그가 특정 정치단체나 폭력단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수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용의자가 자신이 직접 만든 총을 사용한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야마가미의 중·고교 동창생들은 그가 학창시절 얌전한 우등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중학교 동창생으로 함께 농구부 활동을 한 남성은 NHK 방송에서 “공부 잘하고 얌전한 우등생이라는 인상이었다”며 “말수는 적었지만 친구들도 있고 (야마가미가) 고립된 듯한 분위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마가미는) 농구부에서도 중심적인 존재로 3학년 때는 주전으로 활약했다”며 “공부도 잘해서 현내 유수의 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내신 점수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는 다른 동창생 역시 “학급에서 얌전하고 눈에 띄지 않는 우등생 스타일로 문제를 일으킨 적 없었다”며 “사건을 일으킬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야마가미는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