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등 한국랭킹 1~4위 대표 확정, 중국도 커제 등 최강 진용 갖춰…양국 와일드카드 초미 관심
15일 한국기원에서 끝난 농심신라면배 최종예선 결승에서 강동윤 9단, 박정환 9단, 변상일 9단이 승리를 거두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들 3명은 선발전을 면제받은 랭킹1위 신진서 9단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게 된다. 남은 1장의 티켓은 추후 주최사 와일드카드로 선정된다.
농심신라면배 국내선발전은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405명 중 270명이 참가해 1차 예선, 2차 예선, 최종예선을 거치며 경쟁했다. 랭킹별로 시드를 차등으로 부여해 랭킹 상위 31명을 제외한 243명이 1차 예선을 치렀고, 1차 예선 통과자 24명과 랭킹 상위 24명(8~31위)이 2차 예선을 벌여 6명이 최종예선에 올랐다. 랭킹 2~7위가 합류해 열린 최종예선은 12강 토너먼트로 치러져 박정환, 변상일, 강동윤이 큰 이변 없이 선발전을 통과했다.
#2년 연속 랭킹 1~5위 드림팀 탄생 가능
와일드카드 한 장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한국 팀 구성은 최강급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진서, 박정환, 변상일의 랭킹 1~3위가 건재하고 4위 강동윤도 선발전을 통과했다. 만일 최종국에서 탈락한 5위 신민준 9단이 와일드카드를 받는다면 지난해에 이어 랭킹 1~5위로 구성된 드림팀이 또 한 번 탄생할 수 있다.
농심신라면배 대표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강동윤이다. 강동윤은 지난 2월, 14위까지 떨어졌던 랭킹을 5개월 만에 열 계단 상승시켰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며 한물 간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멋지게 반등했다. 최근 30국 성적은 21승 9패. 여기에는 YK건기배 본선리그에서 신진서를 밀어내고 결승에 오른 것과 LG배 16강전 박정환 전 승리가 포함돼 있다.
강동윤의 농심신라면배 출전은 통산 7번째다. 그동안의 성적은 9승6패. 10회 대회에선 3번 주자로 출전해 5연승을 몰아치며 한국 우승에 기여했다.
선발전 결승에서 신민준을 꺾은 강동윤은 “2년 전엔 와일드카드를 받았으면서도 첫판에 져 죄송한 마음이 컸다. 최근 농심신라면배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이번엔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농심신라면배 세 번째 출전인 변상일은 김지석 9단과 박진솔 9단을 거푸 꺾고 대표팀에 몸을 실었다. 다만 그동안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첫 출전한 2014년 대회에선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에게 패해 탈락했고, 지난해엔 3장으로 출전했지만 중국 판팅위 9단에게 패했다.
변상일은 “선발되어 기쁘다. 그동안 두 번 모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보탬이 되고 싶다. 3승 이상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기 출전을 자청했다가 1승밖에 올리지 못했던 박정환의 이번 대회 행보도 관심거리다. 11년 연속 농심신라면배 출전권을 획득한 박정환은 “농심신라면배 출전은 항상 기쁘다. 지난해에는 일찍 나갔지만 너무 힘없이 지는 바람에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나의 패배로 인해 팀 사기도 떨어져 우리 선수들이 다음 판도 그 다음 판도 졌다. 올해는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나가서 힘을 내보겠다. 3연승 정도를 목표로 하고 싶고, 중요한 순간에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중국도 최강 진용으로 맞설 예정
한국의 라이벌 중국도 농심신라면배 대표 선발을 마쳤다. 14일 중국기원에서 열린 중국대표 선발전에서 커제 9단, 롄샤오 9단, 퉈자시 9단, 구쯔하오 9단이 각각 리웨이칭 9단, 장웨이제 9단, 양딩신 9단, 셰얼하오 9단을 물리치고 출전권을 획득했다. 중국 역시 와일드카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중국랭킹 1위 커제는 지난 7년간 시드를 받아 자동출전을 보장받았으나 올해는 선발전을 거쳐 대표가 됐다. 커제의 자동 출전권 박탈은 일종의 문책성 의미가 강하다. 최근 2년간 중국은 한국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고, 커제는 또 지난 1년간 세계대회 우승도 없었기 때문이다. 랭킹1위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다.
중국 대표팀 중에는 퉈자시 9단이 눈에 띈다. 1991년생으로 최연장자인 퉈자시는 랭킹도 11위로 가장 낮지만 랭킹 5위 리쉬안하오 9단과 4위 양딩신 9단을 잇달아 제압하고 출전권을 얻었다. 하지만 국제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양딩신과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리쉬안하오의 탈락은 한국으로선 나쁘지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 현지 매체에서는 한 장 남은 와일드카드가 누구에게 주어질 것인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의 바둑매체 예후는 예선에서 탈락한 12명의 기사 중 농심신라면배에서 7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판팅위와 양딩신을 유력한 후보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대로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아직 농심신라면배에 한 번도 출전 기회를 갖지 못했던 젊은 피 셰커 9단과 딩하오 9단도 후보로 언급하고 있다. 또 최근 인터넷 세계기전 결승에서 신진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10대 유망주 왕싱하오 7단 또한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한편 일본의 출전 선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 선수 5명씩 연승전으로 격돌하는 제2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은 10월 11일 개막한다. 우승 상금은 5억 원. 그동안 한국 14회, 중국 8회, 일본이 1회 우승한 바 있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