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28~43일 상승세 후 정점 찍고 하락 전환…한국 8월 초중순 지나면 유행 규모 감소할 듯
감염재생산지수도 1.54로 전주 1.58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BA5로 인한 재유행이 시작된 6월 마지막 주부터 1.05, 1.40, 1.58로 증가세를 보이던 감염재생산지수가 증가를 멈추면서 최소한 급등세는 멈췄다는 분석이 가능해졌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다.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방역당국은 증가세가 향후 2~3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더블링 현상은 둔화하고 있지만, 감염재생산지수는 여전히 1 이상으로 향후 2~3주 정도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과연 2~3주 뒤, 그러니까 8월 초·중순에는 증가세가 멈추고 하락 전환할 수 있을까.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에는 전세계적인 흐름보다 한국의 유행이 뒤늦게 시작돼 미국과 유럽 등 비교적 안정적인 정부 주도 방역이 이뤄지는 국가들 사례를 통한 향후 유행 예측이 가능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유행세가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 분위기는 어떨까.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각국의 유행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아워월드인데이터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활용했다. 프랑스는 6월 13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23.99명이었으나 이때 BA5 대유행이 시작돼 7월 11일 1938.58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하락 전환해 7월 25일에는 1079.43명이 됐고 계속 하락 중이다. 28일 동안 유행 규모가 급상승한 뒤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71.35명을 기록한 6월 3일 BA5 대유행이 시작돼 7월 14일 1761.27명까지 급상승한 뒤 하락 전환해 7월 25일 1220.87명을 기록 중이며,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1일 동안 유행 규모가 상승한 뒤 하락 전환한 것이다.
독일의 경우 6월 6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 329.47명에서 대유행이 시작돼 7월 19일 1175.93명을, 7월 25일 1066.91명을 기록했다. 하락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정점과 차이가 크지 않아 하락 전환이라고 명확하게 말할 시점은 아니다. 현재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독일은 43일 동안 상승한 뒤 하락 전환한 것이 된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최근 BA5 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어 대유행 수준까지는 아니다. 미국은 79.19명을 기록했던 4월 4일 이후 서서히 100만 명 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7월 16일 398.22명에 이르렀고 7월 25일에는 362.46명이다. 무려 103일 상승한 뒤 하락 전환한 것이지만 증가 폭이 그리 높지 않다. 영국 역시 6월 5일 60.41명에서 7월 13일 410.74명으로 상승한 뒤 7월 25일 295.03명이 됐지만 역시 변동 폭이 그리 크지 않다. 이처럼 미국과 영국에선 BA5 유행에서도 비교적 방역 관리가 잘 이뤄져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유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처럼 서구권에서는 28~43일 정도 BA5 대유행이 이어져 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6월 24일 100만 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35.89명일 때 BA5 대유행이 시작돼 7월 25일 1337.26명으로 31일째 상승 중이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일본 역시 6월 20일 112.08명에서 BA5 대유행이 시작돼 7월 25일 1265.90명으로 35일째 상승 중이다.
서구권 국가의 사례를 한국과 일본에 대입해서 예측하면 한국은 2주, 일본은 1주 정도 이내에 BA5 대유행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한두 주 정도의 차이는 생길 수 있다. 따라서 8월 초·중순 무렵 BA5 정점을 지나 다시 유행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시기가 이동량이 급증하는 휴가철이라는 점 등 다양한 변수들도 도사리고 있어 자칫 BA5 유행이 더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