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신축 공공주택에 태양광 설비 도입…수자원·농어촌공사 수상 태양광 적극 추진
부패예방추진단은 9월 13일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실태 표본점검 결과를 발표했고, 2616억 원 규모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 이 조사는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12개를 표본으로 한 점검이었다. 전수조사가 이뤄질 경우 위법·부당 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료 출신 여권 관계자는 “국무조정실 표본점검은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면서 “지자체에 대한 어느 정도 정보 파악이 완료되면 그 다음 타깃은 국가 예산을 집행하는 공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라 일부 공기업들 역시 활발하게 태양광 사업을 전개했다”면서 “정부 기조로 인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는 절차가 필연적으로 공기업을 겨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기업 중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태양광 업계 ‘큰손’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을 주력으로 담당하는 공기업을 제외하면 이 세 기업을 태양광 산업 관련 공기업 삼대장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LH는 2018년 하반기부터 모든 신축 공공주택에 태양광 발전 장비를 설치해 왔다. 주택이 거주지 역할뿐 아니라 독립적인 친환경 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었다. 2030년까지 LH가 신축해 임대 및 분양하는 공공주택에 설치될 태양광 발전설비 추정 보급량은 124.3MW(메가와트) 규모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상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다목적 댐을 거점으로 수상 태양광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수상 태양광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신재생에너지의 꽃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천명한 바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용 저수지와 담수호 등 수면에 설치하는 수상 태양광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사원은 추석 연휴가 지난 뒤부터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73.2MW 규모 수상 태양광 설치 프로젝트인 새만금 햇빛나눔사업 관련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8년 신재생에너지 투자 계획을 통해 7조 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 수상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국농어촌공사를 둘러싸고 본말전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밖에 전국 도로 공간에 별도 구조물 설치를 통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했던 한국도로공사, 수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주력이지만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도 뛰어든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윤석열 정부가 겨냥하는 ‘태양광 카르텔’의 조사 대상 공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