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김성현·임성재·김시우 슈라이너스 톱10 진입…프레지던츠컵서도 이경훈 등 4명 출전 존재감
이 대회에서는 김주형의 우승 외에도 한국 골프의 쾌거가 있었다. 그를 포함해 톱10에 4명의 한국인 골퍼가 오르며 역대 최대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김주형이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김성현이 공동 4위, 임성재가 7위, 김시우가 공동 8위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2019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나온 3명이었다.
대회 공동 4위를 차지한 김성현의 활약은 특히 고무적이었다. 김성현은 이번 시즌 PGA 투어 생활을 시작한 신인이다. 지난 시즌 2부 투어 생활 끝에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1부 투어 대회 참가 세 번째 만에 톱10을 기록했다. 앞선 대회에서도 컷 탈락 없이 최종 25위 이내 순위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골프는 2020년대에 들어 예열해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수년간 PGA 투어의 '한류'는 최경주 홀로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경주는 2002년 최초 우승 이후 2008년 7승을 달성하기까지 한국인 선수의 PGA 투어 우승 역사를 혼자서 써 내려갔다.
1998년 박세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 이후 숱한 '박세리 키즈'들이 쏟아졌듯 PGA 투어에서도 '최경주 키즈'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본격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후반이다.
김시우, 임성재 등 1990년대생 골퍼들이 우승 소식을 전해왔고 2020년대 들어서며 전성기를 열고 있다. 2021년 김시우, 이경훈, 임성재가 차례로 우승을 차지하며 1년간 한국인 골퍼 최다 우승 기록이 세워졌다. 2022년을 2개월 이상 남겨둔 시점, 한국인 골퍼들은 벌써 2승을 달성했다.
투어에서도 한국인 골퍼들을 향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김주형의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동료들인 김성현, 임성재, 김시우는 모두 축하해주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이들은 마지막 퍼팅을 성공한 김주형에게 다가가 기쁨을 나눴다. 현지 중계 카메라도 오랜 시간 이 장면에 주목했다. 마치 KPGA 투어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지난 9월 말 열린 미국 대표팀과 국제연합팀 간 국가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한국인 골퍼들은 국제연합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국제연합팀은 12.5점을 따내 17.5점을 올린 미국팀에 패했다. 하지만 그중 7.5점을 한국인 골퍼들이 얻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임성재 4명이 나선 것도 역대 최다 기록이다. 최경주 홀로 참가하던 과거와 비하면 상전벽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