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의혹 압수수색에 ‘톱가수’ 이승기 18년 간 음원 수익 미정산 의혹까지…결국 법정갈까
지난 21일 후크엔터 권진영 대표는 공식입장을 내고 "최근 언론을 통해 저희 회사 및 저 개인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분들께 면목이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기에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거나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을 드리는 것이 도리이나, 앞선 보도자료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정리 단게인 점과 앞으로 법적으로 다뤄질 여지도 있어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부분 다시 한 번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추후 후크엔터테인먼트나 저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라며 "저와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들의 연예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모든 분들께 더 이상의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 더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이승기가 후크엔터 측에 음원 활동에 대한 정산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답변에 납득할 수 없을 시 계약 해지와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대중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후 21일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로 후크엔터가 이승기와 계약을 유지한 18년이란 기간 동안 음원 수익을 전혀 정산해주지 않았다는 추가 의혹이 폭로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크엔터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이승기의 음원으로 약 96억 원 상당의 수익을 냈지만 이승기의 히트곡으로 꼽히는 '내 여자라니까', '삭제' 등이 나온 2004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약 5년분 수익은 장부에조차 기록되지 않았다. 해당 기간의 회계자료가 아예 삭제된 탓이다. 또 기록된 자료의 수익 내역 역시 이승기에게 알려지거나 정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년 동안 발표한 앨범은 27장, 총 137곡이 공개됐으나 음원 수익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게 이승기 측의 주장이다. 이승기는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자신이 "음원 수익보다 홍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마이너스 가수'"라고 믿고 있었으나, '뻔한 남자'의 음원 수익 자료를 우연히 보고 선배 가수와 대화하던 중 자신의 계약 내용과 음원 수익 정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승기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지난 15일 후크엔터 측에 음원료 정산 청구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앞서 이승기의 내용증명 발송 소식이 보도된 뒤 후크엔터 측은 "오해 없이 원만하게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짧은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권진영 대표가 이승기의 내용증명에 분노해 "내 이름을 걸고 죽여버릴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이들 간의 문제 해결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의 5년분 회계 자료가 없는 이상 결국 정식 재판으로 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편 후크엔터 측은 지난 10일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추정되는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소속 배우 박민영의 전 남자친구이자 '빗썸의 숨은 회장'으로 불린 강 아무개 씨와의 연관설 등이 압색의 이유로 제기됐으나 이번 이승기와의 갈등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해당 '횡령' 혐의에 이승기의 정산 문제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후크엔터 측은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