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기 해체 후 액자에 넣어 예술 작품으로 보존
이런 사람들을 위해 중국에서 최근 이색적인 ‘기기 장례식’ 서비스 사업이 등장했다.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구형 기기들을 영구 보존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중국 산둥성 웨이팡 출신의 린시가 시작한 이 서비스는 오래된 기기를 해체한 후 액자 속에 넣어 예술 작품으로 보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벽에 걸어놓은 액자는 집안에서 수시로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데 대해 린시는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일렉트로닉 마운팅 아트를 접하게 됐는데 용도를 변경한다는 개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에도 오래된 전자제품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예술 작품으로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오랜 고심 끝에 린시는 다음과 같은 온라인 광고를 시작했다. “아끼는 구형 휴대폰 때문에 상심 마세요. 제가 디자인을 설계해 드릴게요!”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광고를 시작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200건 이상의 주문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유물’이라고 불릴 만큼 오래된 휴대폰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작을 의뢰해왔다. 가령 1970년 출시된 1세대 모토로라 휴대폰, 노키아 3650, 20만 위안(약 3700만 원) 상당의 희귀한 버투폰, 혹은 최초의 대량 생산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HTC G1 등이었다.
하지만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지금은 평범한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들의 의뢰도 늘고 있다. 한 젊은 남성은 더 이상 작동하지는 않지만 감정적으로 애착을 갖게 된 2014년식 스마트폰을 들고 린시를 찾아왔다. 정든 스마트폰과 함께한 추억들을 잊을 수 없어서 버리지 못한 채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 스마트폰을 기념품으로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쁘다고 했다.
장례 서비스에 대해 린시는 “예술적 미학과 끈질긴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하면서 “고객들의 추억을 보존해줌과 동시에 환경 보호에도 일조한다고 믿는다”면서 뿌듯해 하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