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마르티노 감독, 과거 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서 사제의 인연…아르헨티나 멕시코 모두 승점 3점 필요해 혈투 예상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2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적인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멕시코는 폴란드를 상대로 득실 없이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모두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
대회 시작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던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더 절망적이다. 아르헨티나가 멕시코에게까지 패할 경우 겨우 2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선언한 메시는 월드컵 우승컵을 끝내 들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치게 된다.
공교롭게 아르헨티나가 상대할 멕시코의 적장은 누구보다 아르헨티나를 잘 아는 마르티노 감독이다.
아르헨티나 국적으로 2019년부터 멕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마르티노 감독은 앞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아르헨티나 사령탑도 역임한 바 있다.
마르티노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가 태어난 병원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만 멕시코의 승리를 위해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며 아르헨티나전 필승을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맡기 전인 2013-14시즌에 FC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선임돼 메시와 감독과 선수로 1년을 함께했다. 1998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가 유럽 무대까지 진출한 것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했는데, 메시와 인연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다시 조우했다.
하지만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성공하진 못했다.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라리가 2위, 코파 델 레이 준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그치며 한 시즌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2015년과 2016년, 두 번의 코파아메리카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두 대회 모두 결승전에서 칠레를 만났는데 승부차기 끝에 졌다. 당시 무수한 비난을 받았던 메시는 큰 충격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메시는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하고 2021 코파아메리카에 출전해 우승하며 국가대표로서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풀었다. 어느덧 만 35세가 된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라 마지막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을 밝혔는데, 첫 경기부터 탈락 위기에 몰린 것. 게다가 메시는 부상 여파로 멕시코전에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제자를 적으로 마주한 마르티노 감독은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마르티노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메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메시의 컨디션에 달려있다”며 메시를 잘 봉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