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계획서 유선으로도 통보 가능, 허가 개념보다 신고 개념에 가까워…현실적으로 몇 명 탔는지 확인 못 해
27일 오전 10시 50분께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했다.
71세의 기장 A 씨는 27일 오전 8시 51분께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를 걸어 오전 9시에 산불 계도 비행에 나서며 탑승자는 2명이라는 내용을 알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5명이 탑승했으며 비행계획 신고 시 3명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명이 탑승한 사실은 속초시 설악동에 있는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필수로 기록되어야 하는 비행계획서는 문서가 아닌 유선으로도 통보할 수 있고, 허가 개념보다 신고 개념에 가까워 기장 A 씨가 유선으로 이를 통보해 이륙에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5명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기장 A 씨와 50대 정비사 B 씨는 비행계획서를 통해 탑승이 기록되었고, 주로 주유를 담당했던 또 다른 정비사 20대 C 씨까지는 신원이 파악됐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은 여성으로만 확인될 뿐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헬기가 이륙할 때마다 쫓아가서 몇 명이 탑승하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며 “실제로 몇 명이 타는지 매번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의 이면에 ‘탑승자 정보 누락’이 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비 불량 혹은 조종사 과실 등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