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공급 의혹’ 중견 가수 내사 소문 돌아…VIP 마약 사건 미국 국적 가수 등 ‘폭탄 버튼’ 무성
돈스파이크 마약 투약 및 매수 사건이 대대적인 연예계 마약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예계는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범 효성가 3세, 지방소재 금융지주사 회장 사위 등이 연루된 VIP 마약 모임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재벌 3세 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미국 국적 가수가 연루돼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경찰이 체포해 송치한 대마 재배·판매상을 수사하던 중 그와 거래한 가수를 특정하고 다시 그를 통해 재벌 3세들이 연루된 VIP 마약 모임까지 파악하게 됐다.
미국 국적 가수는 안 아무개 씨로 대중음악계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인물은 아니다. 방송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가수가 아닌 터라 연예계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쟁’까지 선포한 검찰의 마약 수사가 연예계를 덮치기 직전이라는 위기의식이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검·경수사권 분리로 검찰의 마약 수사가 제한돼 있는 동안 경찰은 ‘동남아 마약왕 3인방’ 검거 등 뚜렷한 성과를 내왔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으로 11월 초 다시 마약 수사권을 되찾은 검찰 역시 빠른 시일 내에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좋은 카드는 단연 연예인 마약 사건이다.
연예계에서 리스크매니지먼트(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는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이번에 재벌 3세들이 연루된 마약 사건을 보고 일단 한숨 돌렸다. 검찰 칼날이 우선 향한 곳이 연예계가 아닌 재벌가였기 때문”이라며 “물론 그 다음은 연예계일 것이다. 벌써부터 이런 저런 소문이 흉흉하다”고 전했다.
최근 연예계에선 검찰이 필로폰 공급 혐의로 중견 가수를 내사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특히 단순 필로폰 투약이 아닌 공급 혐의 관련 내사라는 부분이 더욱 눈길을 끈다. 만약 실제로 해당 중견 가수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그에게 마약을 공급받은 마약 매수자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여러 유명 연예인이 대거 연루되는 초대형 마약 스캔들이 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재벌 3세 연루 VIP 마약 모임 사건이 연예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기본적으로 이번 사건의 얼개는 경찰이 검거한 대마 재배·판매상 A 씨를 검찰이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마약을 매수한 가수 안 씨를 확인하고 안 씨를 통해 재벌 3세 등 또 다른 매수자들도 드러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범 효성가 3세, 지방소재 금융지주사 회장 사위 등이 줄줄이 적발됐는데 안 씨가 또 다른 연예인에게 마약을 공급했을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VIP 마약 모임 사건이 재벌가를 거쳐 연예계까지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안 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A 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구속 기소된 재미교포 사업가인 30대 A 씨에 대해 검찰은 그가 미국 유학 중인 부유층 자제 등과 친분을 쌓은 뒤 오랜 기간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A 씨에게 마약을 공급 받았을 또 다른 마약 매수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A 씨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A 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의 방법으로 또 다른 마약 매수자들을 추적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A 씨는 서울에서 헬스클럽을 운영 중인데 검찰은 해당 헬스클럽도 압수수색했다.
연예계는 A 씨 관련 수사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A 씨가 미국에서 친분을 쌓은 이들을 상대로 마약을 공급해왔다면 여기에는 재벌 3세들뿐 아니라 연예인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연예계에 미국 등 해외 유학파는 물론이고 어린 시절 해외로 이주해 살다가 연예계 데뷔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연예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수 안 씨 역시 그런 케이스라 사건 초기 ‘미국 국적 가수’라고 알려졌었다. 게다가 A 씨가 헬스클럽을 운영 중인데 헬스클럽 역시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다.
앞서의 연예기획사 임원은 “어느 정권에서든 위기 상황에서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가 여론 돌리기 용으로 활용돼 왔고, 지금 정치권 상황도 비슷한 분위기로 보인다. 연예계가 위태로운 순간이라는 얘기”라며 “게다가 지금은 어렵게 마약 수사권을 되찾은 검찰이 분명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연예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전동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