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중교통 운영 적자 지하철 1조 2000억 원, 시내버스 6000억 원
서울시는 “교통복지로서 민생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최대한 늦춰왔으나, 정부 예산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지하철 무임손실 지원 예산이 제외되면서 운영 어려움이 더욱 심화한 만큼 부득이하게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 6월 지하철, 버스 기본요금을 각각 200원, 150원씩 인상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만 7년 6개월째 동결 중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대중교통 요금은 2015년도 인상 이후에도 물가 상승, 인건비 상승, 수요변화에도 인상 없이 유지돼왔고, 코로나19까지 겹쳐 2022년 적자 규모만 지하철 1조 2000억 원, 버스 6600억 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인구·이용객 감소, GTX·민자 철도 개통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8년 전 물가 수준의 요금으로는 장래 대중교통의 안정적 운영은 더욱 불투명하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서울시는 “국내 타시도와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더라도 서울 대중교통 요금 수준은 매우 낮다. 경기도는 2019년도 수도권 내 단독으로 버스 요금이 인상하여 서울버스보다 250원 높은 수준이며, 해외 주요 도시 요금과 비교해도 서울 대중교통은 20~50%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서울 지하철 시설의 노후화율은 66.2%이며, 특히 1974년 1호선 개통 후 1~4호선의 노후화율은 무려 73.1%에 달하는 등 시설물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며. 버스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 수소 등 친환경 차량 전환 요구가 높아 친환경 버스 전환과 함께 충전기 등 기반 시설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서울시는 누적되는 적자 운영으로 인해 대중교통 안전·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2023년 4월 말을 목표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다만 고물가 속에서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만큼,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운영기관 자구 노력, 시 재정지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요금 수준이 지속되면 장래 요금 현실화율은 약 6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인상 당시 요금 현실화율이 80~85%까지 호전된 것을 감안하면 지하철 700원, 버스 500원 인상이 필요하나,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여 요금 현실화율이 70~75% 수준인 300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조정을 위해 연내 경기도·인천시 등 통합 환승 할인제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시작하고, 시민 공청회, 요금조정계획에 대한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르면 4월 말 요금을 조정할 계획이다.
백 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8년 동안 교통복지 차원에서 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눌러왔지만, 자구 노력과 재정지원만으로는 더 이상 심각한 적자 구조를 극복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요금 인상을 추진하나, 미래 세대와 시민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마련,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