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 향기 ‘에피필룸 옥시페탈룸’ 두어 시간 피었다가 동 트기 전 시들어
밤에 꽃을 피우는 ‘세레우스’라고 불리는 여러 종의 선인장들이 몇 주에 걸쳐 크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것과 달리 에피필룸 옥시페탈룸은 1년에 하룻밤만, 그것도 단 두어 시간 동안만 꽃을 피운다. 그리고 커다랗고 밀랍처럼 새하얀 이 꽃들은 동이 트기 전에 모두 시들어버린다.
그렇다고 1년마다 반드시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꽃이 피는 일 자체도 드물기 때문에 꽃 애호가들은 이 꽃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 위해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앤틸리스제도의 정글을 헤매다니곤 한다. 이 선인장을 키우는 사람들조차도 일생에 한 번이라도 꽃을 볼 수 있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선인장을 수년간 키웠음에도 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면 1년 중 이 꽃은 대체 언제 필까. 개화 시기 자체를 예상하기 어렵긴 하지만 보통은 봄이나 여름 밤에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보름달이 뜨는 밤 즈음에 개화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폭우가 내린 후에 꽃을 피운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꽃이 귀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향기 때문이다. 크고 새하얀 꽃들은 매혹적인 향기를 풍긴다.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꽃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편 이 선인장의 꽃은 박쥐가 주요 수분 매개체이기 때문에 밤에만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왜 1년에 단 하루만 개화하는지 그 이유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