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 대책 우려, 십분 이해…정략적 활용은 부적절”

나경원 부위원장 “정책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 프레임은 지양해주시길”

[일요신문]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신이 저출산 대책으로 제시한 '대출 탕감' 방안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8일 밝혔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022년 11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나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 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주시기 바란다"며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며, 당장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아니"라며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추후 검토하고 담당 부처와 협의할 생각임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산 해소 대책은 더더욱 길이 복잡하다"며 "돈을 준다고 출산을 결심하지는 않으나,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고 주장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신년 간담회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셋째 아이 출생 시 대출 원금 전액 탕감을 골자로 하는 헝가리식 제도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지난 6일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이 고위공직자의 발언을 공개 부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후 여권에선 나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을 두고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이라며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는 "나 부위원장은 조속히 사표를 제출하는 것이 옳다"며 "야박한 말이지만, 그는 지난 3개월 정도 그 직책에 있으며 전혀 한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국고에서 받은 고액의 금전은 반환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주장했다.

남경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