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1호 사태’ 관련 입장 발표…“선수들도 품위 지켜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의 기쁨도 잠시, 대표팀은 논란에 휩싸였다.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로 알려진 안덕수 씨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로를 하면서 부터다.
그는 "2701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면서 "기자들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언론 취재요청에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대표팀 공식 의무팀 외에 안 씨를 포함한 트레이너가 카타르 현지로 향했다. 대회를 치르는 중 이들간 갈등이 일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뒤따랐다.
협회는 "팩트와 거짓이 뒤섞여 혼란을 주는 일이 되풀이됐다"면서 "핵심 내용을 공개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했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월드컵을 1년여 앞둔 시점, 일부 선수들은 협회에 안 씨의 정식 고용을 요청했다. 이에 협회는 절차에 맞는 고용을 위해 "모집 공고에 지원 해달라"는 뜻을 전했지만 그는 지원하지 않았다.
2022년 6월에도 선수들의 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관련 법령에 따라 협회는 섣불리 안 씨를 고용할 수 없었다.
결국 안 씨는 개인 트레이너로 카타르에 동행했다. 2명의 개인 트레이너도 함께했다. 협회는 결국 손흥민 외 일부 선수들이 이들에게 치료를 받는 것을 수용했다. 이들은 선수단과 같은 호텔에 숙소를 잡았다. 협회 측이 비용을 지원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관리를 받은 선수들은 10명 정도였다.
월드컵 첫 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었던 지난해 11월 22일, 일부 선수들은 협회 측에 의무팀장의 업무 배제와 귀국 조치를 요구했다. 의무팀장이 안 씨의 스태프 합류를 반대하는 인물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외에도 안 씨를 장비 담당 등 다른 직책으로 등록해서라도 활동을 함께하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의무팀장이 안 씨의 합류를 반대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지원을 하지 않았고 자격증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기에 고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협회는 의무팀장을 귀국조치 해달라는 선수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협회 인력이 "의무팀장을 귀국시킨다면 우리도 돌아가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결국 협회는 의무팀장의 치료 활동을 중단시키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했다.
안 씨는 대표팀 닥터를 비난하기도 했다. 대회 중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가 있었고 협회는 FIFA 공식 지정 병원에서 MRI 촬영을 진행했다. 현지 전문의와 대표팀 닥터진이 같은 소견을 냈지만 안 씨는 다른 의견을 선수에게 전했다. 이후 안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닥터를 비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협회는 "안 씨가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회와 의무 스태프를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위해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고 밝혔다.
협회는 자신들의 부족했던 부분을 밝히기도 했다. "선수들이 요청한 사항이라면 좀 더 경청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며 "선수들이 현재 의무팀에 불만이 있다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도 고민해야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털어놨다. 협회는 16강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도 "합법적인 채용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다. 의무 스태프와 협회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깊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