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매칭 경력 ‘틴더 신부님’ 이혼은 한 쌍도 없어…“키와 거주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
페르난도 신부의 놀라운 중매 경력은 14년 전에 시작됐다. 사연은 이렇다. 당시 살바라는 이름의 젊은 가톨릭 신자와 함께 길을 걷고 있던 신부에게 한 무리의 젊은 여성들이 인사를 하기 위해 다가왔다. 소녀들의 아름다움에 반한 살바는 소녀들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신부에게 중매를 서달라고 부탁했다.
신부는 기꺼이 그들 가운데 한 명을 소개해주었고, 5개월 후 살바는 결혼에 골인했다. 페르난도 신부의 ‘틴더 신부님’으로서의 경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로 신부는 젊은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중매를 서보기로 진지하게 마음먹었다. 사회가 점점 더 세속화되고 있고, 가톨릭 신자들이 가치와 신념을 공유하는 배우자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생각한 신부는 그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이와 관련해서 페르난도 신부는 “신앙에 헌신적인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페르난도 신부는 젊은이들이 어울리는 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시켜주기 위해 특별한 양식을 만들었다. 이름, 성별, 나이, 출생 연도, 키, 전공, 현재 직업, 취미, 장점, 단점, 배우자에게 바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종교에 대한 헌신 정도와 같은 세부 사항들이 포함된 양식이었다.
이 가운데 페르난도 신부는 성공적인 매칭을 위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키’와 ‘거주지’라고 주장한다. 일단 키는 무조건 남자가 여자보다 더 커야 하며, 가까이 살아야 연결될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아무리 서류상으로는 조건이 잘 맞는다고 해도 서로 멀리 떨어져 살면 관계가 발전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작성된 서류를 보면서 신부는 각각의 성격적 특성과 관심사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살펴본다. 일단 그가 생각하기에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남녀 후보를 발견하면 각 후보자에게 상대방의 정보와 사진이 담긴 파일을 보낸다. 만약 둘 다 만나기를 원한다면 남자에게 여자의 번호를 알려준다. 그리고 중매인으로서 신부의 임무는 거기서 끝난다. 그 다음은 온전히 남녀가 알아서 해야 한다.
이렇게 신부가 중매를 선 횟수는 지난 14년 동안 수천 번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270쌍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페르난도 신부가 스페인뿐만 아니라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다른 라틴 국가들에서도 유명해졌다는 점이다. 신부의 매칭 능력을 전해들은 가톨릭 신자들이 앞다퉈 서류 양식을 보내면서 신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신부는 연인을 찾는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매일 20여 건의 요청을 받고 있으며, 가능한 그들 모두를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