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 해제 후 항공시장 단거리 위주 재편…마스크 착용 의무 사라지면 수요 더 늘어날 듯
예외 공간은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3종과 의료기관 및 약국을 비롯해 버스·철도·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이다. 이러한 감염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된다. 하지만 음식점을 비롯해 사무실, 학교, 은행, 도서관, 마트, 영화관, 카페, 체육시설 등 기타 모든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자율 선택으로 맡겨진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여행업계도 한층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업계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만 3년 만의 본격적인 ‘엔데믹(풍토병화) 신호’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신호’가 여행시장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여행업계는 반가운 기색이다. 한 여행사 대표는 “유럽과 동남아 등 인기 여행지에서는 이미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된 국가가 많은 데다 깐깐한 방역정책을 펼쳤던 국내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 여행 소비심리는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국자 수 코로나 이전의 20% 수준 회복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의 출국자 수와 국제선 항공편 운항의 변화 양상을 짚어보면 최근의 확실한 증가 추이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1년 출국자 수는 122만여 명으로 2019년 대비 95.7% 감소하면서 여행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2022년 들어 여행업계는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백신 접종 완료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를 해제하고 10월에는 입국 후 1일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도 면제하면서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출국자 수는 516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의 약 20% 수준으로 회복한 수치다.
방한 외국인 수 역시 2020년과 2021년에 크게 줄었다가 2022년 비교적 자유로운 출입국이 허용되면서 증가 추세다.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방한 외국인 수는 265만여 명으로 2019년 동기의 약 17% 수준까지 회복했다.
2022년 국제선 운항횟수도 18만여 회로 2019년의 35%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제선 여객 수는 2019년 약 9000만 명이었던 것에서 2022년에는 약 2000만 명을 기록해 2019년의 20% 수준 이상 회복했다. 2021년에 320만 명만이 국제선을 이용했던 것에 비해 월등한 증가세다. 2019년 대비 2022년 분기별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1분기 4.7%, 2분기 12.7%, 3분기 25.7%, 4분기 44.1%로 해외여행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공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을 딛고 본격적인 재도약 시기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방일여행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
특히 엔저 효과를 타고 일본행이 크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2022년 12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45만 명 이상으로 2019년 12월 대비 8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전체 외래객 가운데 한국인이 1위를 차지했다. 12월 한 달 동안 일본을 여행한 외국인이 137만 명인데 그중 45만 명이 한국인으로, 여행객 3명 가운데 1명이 한국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방일 외래객 수가 약 383만 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인이 약 101만 명으로 한국인 비중이 26%에 이른다.
2021년 한 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약 2만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5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양국이 해외입국자의 PCR 검사를 해제한 4분기에 여행객이 집중됐다.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90만 명으로 대부분의 여행객이 4분기에 몰렸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여행객들의 일본행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적 LCC(저비용항공사)도 4분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분위기다. 일본과 베트남 등 동남아 노선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LCC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5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21년과 2022년 상반기까지는 주로 상용수요가 많은 장거리 지역으로 가는 여객이 많았지만 2022년 3‧4분기부터는 주로 단거리 위주로 여객이 재편되고 있다”며 “중‧단거리 여행수요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코로나 이전으로 국내 항공시장이 다시 되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가가 안정되면서 유류할증료도 하락세다. 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월과 동일한 12단계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가격 인하 효과를 냈다. 대한항공의 2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2만 3400~18만 2000원이며 아시아나항공은 2만 5400~14만 3600원이다. 1월과 비교하면 1100~1만 4000원 하락했다.
#여행지출 더 커질 것
각국의 방역 완화와 중국의 본격 국경 개방을 앞두고 올해 전 세계의 해외여행자 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95%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3년 1월 세계 관광 지표를 통해 올해 해외여행자 수가 팬데믹 이전의 80~9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고려하면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행 회복을 필두로 전세계의 여행시장 회복이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UNWTO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해외여행자 수는 9억 명을 넘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의 63% 수준이다. 특히 2022년 유럽과 중동의 여행자 수는 2019년의 80%에 달했다. 또 조만간 여행업계 큰손인 중국이 본격적으로 국경을 개방하면 전 세계 여행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UNWTO는 세계의 인플레이션 현상과 맞물려 여행객들의 길어진 체류기간과 보복소비 등으로 여행 지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