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대다수 자발적 마스크 착용…‘우세종 변수’ 없다면 3월엔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 수준 복귀
1월 이후 매주 월요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1월 2일 2만 2735명, 9일 1만 9088명, 16일 1만 4129명, 23일 9215명, 30일 7412명, 그리고 2월 6일 5850명으로 감소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월 23일 9215명으로 비로소 1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7412명까지 줄어든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는데 일주일 뒤인 2월 6일에도 5850명으로 반등 없이 꾸준히 감소했다.
사실 1월 30일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불안한 조짐이 엿보이기도 했다. 국가별 유행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아워월드인데이터의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1월 24일 392.64명을 기록한 뒤 반등해 유행 규모가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월 23일 440.53명을 기록한 뒤 24일 300명대로 내려왔지만 25일 407.19명으로 다시 반등한 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에는 429.07명까지 올라갔다. 31일에는 431.50명까지 올라갔다. 그렇지만 2월 1일 다시 381.23명을 기록하며 다시 300명대로 하락한 뒤 꾸준히 유행 규모가 줄어들어 4일에는 297.23명으로 200명대를 기록했다.
2020년 10월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2년 3개월 만에 사라졌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감소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를 통해 본 유행 규모도 감소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마스크가 별다른 감염 예방 효과가 없었다는 뜻일까. 실외는 물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됐음에도 유행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수치는 이런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일 뿐 마스크 착용 ‘권고’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을 뿐 마스크 미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2월 6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사실 다 거의 마스크를 쓰고 계신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데 안 벗는 그런 분이 워낙 많아 마스크 조정의 영향을 금방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며 “마스크 벗는 사람이 늘어나면 감염이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길거리를 오가는 시민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이미 2022년 5월에 해제됐음에도 상당수의 시민들은 자율적으로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시민이 그 이전과 동일하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렇게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시민의 삶에 큰 변화가 없었던 까닭에 유행 규모 확대 등의 반작용도 크지 않은 셈이다. 방역 당국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중단하지 않는 한국 상황을 뉴욕타임스 등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6월 8일(308.46명)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이즈음 여름 유행이 시작돼 8월 22일 2611.75명까지 유행 규모가 확대됐다가 하락 전환해 10월 12일 389.24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 겨울 유행이 시작됐다. 겨울 유행은 12월 22일 1300.98명을 정점으로 하락 전환해 지금까지 계속 하락 중이다.
2021년 12월 ‘오미크론 변이(BA.1)’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한국의 유행 규모는 꾸준히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를 유지했고 당시만 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행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따라서 현재 200명대인 유행 규모가 언제 100명 아래로 내려가느냐가 관건인데 현재의 유행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3월 초에는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변수는 신규 바이러스의 등장이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시작된 뒤 중국에서 시작돼 유럽과 미국 등에서 대유행이 관측됐고 2021년 여름 ‘델타 변이’에 따른 유행, 그리고 2021년 가을부터 겨울 사이 오미크론에 의한 대유행을 겪었다. 2022년 이후 유행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BA.2)’에 이어 ‘BA.5’가 주도했다.
최근까지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는데 대부분 BA.2, BA.5와 같은 오미크론의 하위변이들이다. 현재 우세종은 BN.1으로 ‘켄타우로스 변이’라 불렸던 BA.2.75에서 파생된 세부변이다. BN.1은 최근 국내에서 우세종이 됐다. 2월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주간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에서 국내감염 비율이 50.4%로 나오면서 국내 다섯 번째 우세종이 됐다. 해외유입 비율은 35.3%로 BN.1 전체 감염률은 48.9%다.
한국은 물론이고 대다수의 국가가 새로운 변이가 우세종이 될 때마다 유행을 겪어 왔다. 델타 변이의 경우 전염력이 그리 큰 변이 바이러스는 아닌 탓에 큰 유행으로 이어지진 않았음에도 일정 부분 유행 규모가 확대됐는데 특히 치명률이 0.7%나 돼 위험성이 더 컸다. 이후 오미크론 변이(BA.1)가 우세종이 되면서 엄청난 대유행을 경험했다. 2022년에도 BA.2, BA.5 변이가 우세종이 되며 여름 유행과 겨울 유행을 경험했다.
BN.1이 새롭게 우세종이 되면서 또 다시 유행이 확대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유행 규모 확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세종이 달라져도 모두 오미크론 하위변이로 새로운 우세종의 등장에 따른 유행이 시작될지라도 오미크론 대유행보다는 유행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2022년 여름 유행 규모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겨울 유행은 다시 여름 유행의 절반 수준이었다. 오미크론 대유행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BN.1을 통해 다시 유행이 시작될지라도 유행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새로운 우세종 BN.1은 아예 별다른 유행 없이 지나갈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