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이재명 혐의 객관적 증거 공개…비윤계 솎아내면 2020년보다 나쁜 총선 성적 받을 것”
―청년최고위원 출마 계기는.
“당이 흘러가는 방향을 보며 참다 참다 못해 나왔다. ‘윤핵관’이 정치적으로 줄 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놔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수도권 출신 도의원으로서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들었다. 당원으로서 이번 전당대회 출마해서 윤핵관의 행태가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당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되찾고 싶었다. 또 지도부로 입성하면 이재명 대표 체제 더불어민주당과 제대로 한번 싸워보고 싶다. 이재명 대표를 제대로 대적하거나 대응하는 여당 의원들이 없기 때문이다.”
―당선된다면 최우선 과제 하나 꼽아 달라.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 관련돼서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인 근거를 국민께 공개하고 정확히 알려드리는 것이 급선무다. 민주당 주장을 실시간으로 반박하지 않으면, 현혹되는 국민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검찰 진술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건축물 분양과 상관없다고 했지만,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결재한 공모지침서를 보면 대장동 사업 분야를 건축물 분양을 원칙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했지만, 제가 이 대표와 김문기 처장이 2015년 함께 떠난 해외 출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대표의 거짓말을 밝혔다. 두 번째로는 당 인적자원을 육성하고 기르는 시스템을 제대로 정착시켜보고 싶다.”
―본인을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등 ‘SWOT’로 분석한다면.
“강점과 약점 모두 지방의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합동연설회에서 지역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지역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한 사람은 저뿐이다. 지방의원이라 가능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과 달리 한 지역에 국한돼서 활동했다. 전국적 인지도보다는 특정 권역에 한정된 인지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기회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기존 보수성향 지지자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당원으로 유입됐다는 점이다. 이분들이 제게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계라 분류되는 건 동의하지 않지만, 그 부분이 위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2017년 새누리당을 탈당하여 바른정당으로 옮겨갔을 때 만났다. 아무래도 당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까 지방의원부터 중앙당직자들까지 가깝게 소통하고 지냈다. 특히 2018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에서 혁신위를 할 때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같이 내면서 가까워졌다. 당시 혁신위 위원으로서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했었다.”
―사실상 ‘이준석 아바타(대리인)’라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엔 김기현 안철수 후보 양강구도였지만,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후보들이 참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양강구도를 깨고 삼강구도를 만들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에 역동성을 부여했다. 파란 아닌 파란을 일으킨 셈이다. 윤핵관들이 ‘이준석 아바타’라고 표현할 뿐이다. 당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전부 다 이준석계로 분류할 수 없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예찬 후보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장예찬 후보가 선거운동을 다니면서 하는 말들을 보면 걱정스럽다. 청년 당원들을 어떤 계파의 ‘잔잔바리’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준석 전 대표를 싫어하는 당원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있다. 사실상 네거티브 전략이자, 자기 선거를 위해 내부총질을 하는 셈이다. 이런 행태는 다음 총선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 후보는 오랜 방송 활동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 부정적인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다. 장 후보가 당원과 지지자들한테 가짜 보수 청산해야 한다고 망언을 내뱉고 있다.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당원도 끌어안지 못하면서 큰 지도부가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친윤계가 당협 차원 득표전략으로 장예찬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문자를 보낸 정황이 나왔다.
“전략이 아니라, 담합이자 야합이다. 이런 값싼 전략을 택하지 않아도 희망이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신호를 당원 분들께 보여주고 싶다. 윤핵관은 이런 식으로 이겨서 떳떳한지, 그런 성적표를 국민께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공정하게 선거를 치르면 좋겠다. 조직 과시나 세 모으기가 아닌 비전과 정책으로 평가받길 원한다.”
―‘비윤계’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낼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같은 음을 내는 게 화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음이 조화롭게 작용할 때 듣기 좋은 음악이 나온다. 친윤계와 윤핵관은 높낮이를 맞춰서 같은 음만 내려고 한다. 같은 음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정부에 잘 전달해야 한다. 국민들의 우려를 객관적으로 표현하고 대통령께 전달하는 것이 지도부 역할이자 화음을 내는 방향이다. 그래야 국민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비윤계 후보들 대선 때 뭐했나”라며 비판했다(관련기사 [인터뷰] 이용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비윤계 후보들 대선 때 뭐했나”).
“대선 때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위원으로 있었다. 김기현 후보도 당시 합류한 중앙당 위원회였다. 그때 공개된 것이 이재명 대표와 고 김문기 처장의 출장 사진, 성남 FC와 두산그룹의 불법거래 공문,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사라진 초안 사업계획서 등이다. 이를 발판으로 여론을 주도할 수 있었다. 이용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수행실장이었는데, 몸이 피곤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화풀이하면 안 된다. 현장에서 대통령 후보 보좌하는 사람 있는가 하면, 물밑에서 전략을 짜는 사람들도 있다. 본인이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선봉장이었다고 자신한다. 대선 정국 때 제가 이용 의원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걸 검색을 해보시면 좋겠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우리 당에서 탄핵이라는 두 글자가 언급돼선 안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지도부를 선출할 때 대구·경북은 물론 우리 당 정통 지지층과 당원에게 탄핵을 두고 갈라진 현상을 지적하며 당원들을 설득했다. 겨우내 건넌 탄핵의 강을 두고,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김기현 후보는 당원들께 사죄해야 마땅하다.”
―신평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까지 거론했다. 가능성 있다고 보나.
“가능성을 점칠 성질이 아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탄핵에 앞장설 가신들이 아닐까. 김기현 후보만 해도 과거 울산시장 재임 당시 '국가 혼란 최소화하도록 대통령 퇴진 앞당겨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는지 당원들이 평가할 것이다.”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은 ‘당정 일체론’을 강조하고 있다.
“소위 비윤계가 당권을 잡으면 그게 당정분리가 되는 계기이고, 윤핵관이 잡으면 당정일치라고 보는지 그게 궁금하다. 친윤이 아니면 분리라는 건 윤핵관이 만든 논리일 뿐이다. 오히려 국민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정부에 전달하는 사람이 지도부여야만 제대로 된 민심일체가 이뤄진다. 당원들도 그렇게 판단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진들에게 “기회가 있으면 꼭 출마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모 과정에선 비윤계 솎아내기 논란이 불거졌었다.
“만약 그 솎아내기가 현실이 된다면 다음 총선은 지난 총선보다 더 나쁜 성적을 받을 것이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자기 사람 낙하산 공천하나. 이런 시그널들이 지금 우리 당이 받고 있는 정당의 지지율로 나타난다. 이것을 막을 지도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끝으로 윤석열 정부 9개월 평가해 달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많은 성과를 냈고 또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남은 임기 동안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의 동력을 마련하는 길은 대통령의 의중만 반복하는 윤핵관이 아니라 건강한 지도부가 마련되는 것이다. 당원들께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그런 지도부를 선출해주시길 바란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