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가 우선…8번 타순에서 치라고 해도 칠 것”
김하성은 전날인 2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로써 시범경기 3게임 출전 8타수 3안타로 타율 0.375 2타점 1볼넷의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이 경기를 마치고 김하성은 곧장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LA로 떠나기 전 샌디에이고 훈련장에서 김하성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인터뷰 시작할 무렵 매니 마차도가 김하성한테 다가 와선 “Good Luck(행운을 빈다)!”이라며 한국으로 향하는 김하성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날 매니 마차도도 WBC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합류를 위해 이동하는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 전 샌디에이고 멜빈 감독이 자신을 방으로 불러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아침에 감독님이 자신의 방으로 불러선 WBC 잘하고 오라고 말씀해주셨다. 혹시 부상을 걱정하실까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잘하고 오겠다고 말씀드리자 자신은 그런 부분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포옹도 해주시더라. WBC 대표팀으로 향하는 선수들마다 서로 격려를 주고받았는데 모든 대화의 끝은 '(4강에 진출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보자'였다.”
김하성은 대표팀 합류 전 세 차례의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이전 시즌과의 차이점을 물었더니 타석에서나 경기 준비할 때 여유가 생겼다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그럼에도 아직은 시범경기에서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비시즌 동안 수정한 타격폼에 적응은 했지만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루틴도 늘어난 터라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김하성은 WBC 일정으로 인해 시범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 한 부분을 걱정했다. 그래서 훈련량도 늘렸고, 라이브 배팅이나 기계 볼도 많이 치면서 투수의 공에 적응하려고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김하성은 한국 도착 후 대표팀에서 만나게 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정말 기대가 크다. 나도 샌디에이고 입단 후 좋은 선수들과 키스톤 콤비를 많이 해봤지만 골드글러브 수상자와 키스톤 콤비를 이룰 수 있어 빨리 만나고 싶을 정도다. 워낙 발이 빠르고 기본기가 훌륭한 선수라 더 관심이 큰 것 같다. WBC 때 우리 둘이서 많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진다면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투수들도 수비를 믿고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김하성은 대표팀에서 어느 타순에 들어가도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8번 치라고 해도 칠 것”이라면서 “지금은 개인 성적보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중심 타선엔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은 마침내 대표팀에서 해후했다. 이전에는 샌디에이고와 세인트루이스 선수로 맞붙었지만 지금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위해 뛰게 된 것이다.
WBC 대표팀은 3월 4일 일본 오사카로 이동한다. 5일 오릭스의 홈구장인 오사카돔에서 공식 훈련을 실시하고 6~7일 오릭스, 한신과 연습 경기를 통해 9일 있을 WBC 1라운드 호주전에 대비할 예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