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승인 신청 항목 누락 이유 허가 지연…고액 보상 기대하던 아파트 소유자들 거센 반발
옥포드림파크PFV(케이에스인베스트먼트·현대엔지니어링·M증권 컴소시엄)는 대우조선해양이 경영합리화에 따라 매각키로 한 비업무용 대우사원아파트와 애드미럴호텔 12만 9328㎡를 매입해 2021년 12월 28일 지상 39층 14개동에 이르는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계획승인을 경남도에 신청했다.
거제시 옥포동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사원아파트는 40여 년 지난 노후아파트 단지로 재건축이 필요하지만, 옥포드림파크는 재건축 허가를 경남도에 요청하지 않았다. 사업면적이 10만㎡ 이상인 대규모 택지개발이기에 신축 아파트 건설을 위한 주택건설사업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승인권자인 경남도는 신청 서류를 검토해 관련 법령에 따라 사업계획 승인을 허가해야 하지만, 웬일인지 사업허가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옥포드림파크PFV가 주택법 제19조(다른 법률에 따른 인가·허가 등의 의제)에 의거해 부서 간 협의만으로 허가가 있는 것으로 보고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법) 제56조’에 따른 ‘개발행위 허가 항목’을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누락된 항목이 경남도가 주택법에 따라 의제처리하면 될 사안이라는 점이다. 도는 국토법에 따른 개발행위허가는 거제시에서 별도로 받으라고 행정조치를 취하면서 사업자의 주택건설 사업은 기약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허가 기간이 길어지는 데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금융비용 및 건설자재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사업자가 떠안게 됐다.
경남도가 관련 내용을 보안조치도 하지 않고 방임하면서 내용이 공개되자 사업대상지 아파트 소유자들도 도를 향해 거센 비판에 나서고 있다. 주택건설사업일 경우 해당 대지면적의 80% 이상 확보하면 얼마든지 주택건설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지만, 개발행위 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국토법 제21조(대지의 소유권 확보)에 따라 100% 대지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사업 대상지인 옥포사원아파트 소유자는 아파트 감정가인 1억 6000만 원보다 훨씬 높은 보상금(약 10억~20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전망이다.
국토법 제22조(매도청구 등)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자는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건축물 포함)의 소유자에게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법률적으로 발생한다. 경남도의 허가를 해줄 것으로만 믿고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은 아파트 소유자의 고액 보상도 미궁 속에 빠졌다. 결국 경남도의 소극행정이 사업자 및 아파트 소유자, 그리고 건설에 따르는 호재를 노리는 소상공인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 셈이다.
본보 취재가 진행되자 경남도는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경남도 공동주택 관계자는 “옥포5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 개발행위 관련해 법적 검토를 거친 결과 문제가 없기에 부서 간 협의를 통해 법률이 정한 대로 의제처리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포드림파크PFV 관계자는 “용역사의 미숙한 행정절차로 인해 인·허가에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에 대해서는 상호 간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