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구조 3단계 이상이면 피라미드 사기…10년 넘게 불법금융 퇴치 활동, 가족은 날 백수로 알아”
#"사기범 협박에 치아 18개 빠져"
일요신문 인터뷰 당시 대마불사의 발음은 다소 부정확했다. 본인 스스로 오랫동안 말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는데, 치아가 많이 빠졌기 때문이란다. 2년 전에는 치아가 14개가 빠진 상태였는데, 최근에는 4개가 더 빠졌다고 말했다. 치아 상태가 안 좋은 이유는 사기범으로부터의 협박 등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 영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2년 전 치아가 이미 14개나 빠진 상태였는데 최근에는 4개가 빠졌다. 사기범들이 나에게 협박 전화를 걸기도 하고, 네이버 카페 정책을 악용해 게시 중단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 하지만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는 이런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리지 않고 백수로 지낸다고 말하고 있다. 혼자 활동하는 이유는 피해자들이 전해준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고,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많이 지친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것은 물론 수입이 없어 동기도 많이 떨어졌다. 요새는 눈도 안 좋아졌다. 시력이 나빠진 것까진 아닌데 글씨가 겹쳐서 보인다. 그래서 안과에 가봤더니 의사가 노안이라고 했다.(웃음)”
#"떴다방 식 금융사기가 가장 위험"
금융피라미드, 암호화폐(가상화폐) 사기, 유사수신 등 금융 사기의 종류가 다양한데, 대마불사가 생각하는 가장 위험한 유형은 대포통장을 이용한 ‘떴다방’ 식 금융사기다. 대포통장 특성상 범인이 빨리 잠적하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만약 ‘떴다방’ 식 사기를 당했다면 보이스피싱을 신고할 때처럼 피해구제 신청 및 지급정지 요청을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전했다.
대마불사는 “지금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장이어서 최근 암호화폐 사기가 주춤한 상태지만 여전히 피해는 가장 심각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되면 암호화폐 사기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다단계 금융사기로 악명을 떨친 원코인 사기가 성행했던 시기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였다. 피해 규모가 5조 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범인이 은닉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있음을 감안하면 정확한 피해 규모는 추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떴다방’ 식 사기는 범인을 알아내기 힘든 것은 기본, 바로 잠적해 검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 수사 시스템상으로도 ‘떴다방’ 식 불법금융 사기범을 추적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보이스피싱 신고처럼 하는 것이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피해구제 신청 및 지급정지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트 정보에 유선번호 없다면 사기”
대마불사는 불법 사이트 확인 방법과 합법·불법업체 리스트 등 금융사기 예방법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예방법이 담긴 ‘투자사기 피해예방 지침서’를 카페에 게시했으며, 현재도 보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마불사는 “수당구조가 본인을 포함해 3단계 이상이면 금융피라미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금액이 아닌 130만 원, 140만 원 등 투자 금액이 특정된 경우도 금융피라미드다. 회원가입을 해야만 내용을 볼 수 있는 사이트도 의심해야 한다. 사이트 기본정보인 업체명, 대표,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유선 전화번호가 없다면 의심해야 한다. 특히 전화번호는 허위로 기록하거나 도용할 수 없기에 유선번호가 적혀있지 않다면 사기라고 단정해도 된다”면서 “금융감독원이 개설한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접속하면 합법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 ‘백두산’이 개설한 제보 사이트 ‘더 스캠(THE SCAM)’에서도 불법업체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투자사기 피해예방 지침서를 카페에 게시했고 현재도 꾸준히 보완하고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저할수록 돈 돌려받기 어려워져”
대마불사는 피해자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연령층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피해자 다수가 지급했던 돈을 못 돌려받을 우려에 신고나 고소를 못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기를 당했다면 곧바로 신고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강조했다. 대마불사는 “사기라고 인지하지만 사기범이 검거되면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신고나 고소를 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많다. 암호화폐 사기의 경우 피해자 본인이 해당 코인을 사기로 인정하는 것이 싫거나 매각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신고를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며 “만약 금융사기를 당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속히 고소해야 한다. 만약 사기범이 고소당했다면 일이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 사기범이 돈을 빼돌리기 전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저할수록 돈을 돌려받기가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