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자들 스윙 커, 잘못된 훈련으로 성장 더뎌”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첫 경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는 호주의 8-7 승리로 마무리됐다. 대한민국 대표팀으로선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호주에 충격패를 당했다.
한국 야구 레전드인 이만수 이사장은 경기를 지켜본 이후 두 가지 의견을 전했다. 호주 포수 기량과 타자들의 기본기에 대한 찬사였다. 특히 선수시절 포수 포지션을 맡았던 그의 의견이었기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그는 팀 승리를 이끈 호주 포수 로비 퍼킨스에 대해 "안정된 포구와 뛰어난 블로킹, 빠르고 정확한 송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호주 투수들은 뛰어난 선수가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퍼킨스의 안정된 포구와 침착한 행동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호주의 투수들이 흔들렸으나 포수가 투수들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이끌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던 2루 송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메이저리그 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며 "에드먼의 빠른 스타트와 빠른 발은 2루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럼에도 퍼킨스의 강하고 빠른 송구로 게임을 끝낸 것은 놀랄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주 타자들의 타격에 대해서도 평가를 이어갔다. "호주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보게 됐다"며 "그들의 스윙을 보면 무엇이 우리보다 나은지 보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어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기량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이사장은 "호주는 어린 시절부터 타격할 때 제자리에서 타격하는 연습을 꾸준하게 시킨다. 우리는 타자들의 스윙이 대체적으로 크다. 몸을 이용한 타격자세를 많이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간 이만수 이사장이다. 그는 "호주 타자들은 짧은 스윙으로 나와 팔로우 스윙이 크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왜 이들이 빠른 볼이나 체인지업 볼에도 잘 적응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지도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전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잘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훈련과 올바른 기술을 선수들에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기기 위해 어린시절부터 교육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타자들이 갖다 맞추는 것은 정말 잘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도자는 좋을지 모르나 선수들에게는 마이너스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후배지도자들이 지금도 후배육성을 위해 땀흘리고 있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야구의 기본인 캐치볼과 스윙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해 주길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