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부터 버스나 지하철 마스크 의무 해제…3월 초 유행 규모 소폭 상승했지만 유의미한 수치 아냐
이에 앞서 3월 1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대중교통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이젠 사라지고 권고로 바뀔 것으로 생각된다”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고위험군에게는 팬데믹이 일반의료체계로 전환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100만 명당 100명 이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시작될 무렵인 2021년 12월 8일 한국의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102.39명이었다.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국가별 유행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날 100명을 넘긴 뒤 오미크론 대유행 정점에서 무려 7809.74명(2022년 3월 19일)까지 기록했다. 따라서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인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 100명 이하’로 유행 규모가 축소되는 게 완연한 엔데믹 돌입의 1차 목표인 셈이다.
그렇지만 쉽지만은 않다. 2월 23일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199.83명을 기록하며 비로소 100명대로 진입하기는 했지만 하락세가 완만해 3월 7일에도 186.87명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동안 13명 정도가 줄어드는 느린 하락세를 감안하면 5~6월 정도 돼야 비로소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 100명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질 수도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으로 유행규모가 축소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된 2021년 12월 초 이전에도 우리는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2~4명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에도 시행됐었다. 마스크 착용 의무 역시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지속됐다.
다만 현재 상황은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과 분명히 다르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염력이 훨씬 강력한 반면 중증도와 사망률 등은 현저히 낮다. 더 쉽게 걸리지만 증상이나 후유증 등은 심하지 않은 방식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증상은 약하지만 전염력이 강해진 현재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유행 규모만 잘 통제되면 큰 어려움 없이 대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자가격리 기간 축소 내지는 해제까지 논의가 오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폭이나마 유행규모 상승 전환 눈길
문제는 3월 2일 이후 소폭이나마 유행 규모가 상승 전환했다는 점이다.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2일 176.09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3일 177.08명으로 상승 전환해 7일에도 186.87명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워낙 상승치가 적어 아직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지만 부정적인 기준으로 보면 유행 규모가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하는 시점으로도 분석할 수도 있다.
매주 월요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비교해도 2월 13일 1만 4371명에서 20일 1만 1880명, 27일 1만 817명으로 꾸준히 하락하던 수치가 3월 6일 1만 2284명으로 상승 전환됐다. 이런 까닭에 뭔가 불안한 조짐이 시작되는 시기에 조급하게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 어린 시선도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거나 해외에서 재유행이 시작되는 등 외부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소폭의 유행규모 반등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선이다. 사실 더 심각한 불안한 조짐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월 30일 즈음에도 있었다. 1월 25일 한국의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수는 392.64명이었다. 2022년 12월 23일 1300.98명으로 겨울 대유행 정점을 찍고 급격히 유행 규모가 축소되던 한국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이날 바닥을 치고 상승 전환했다. 1월 26일 407.19명을 기록하며 상승 전환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월 30일 408.76명을 기록했다.
1월 31일 429.97명, 2월 1일 431.50명으로 계속 상승했지만 2일 381.23명으로 다시 하락 전환해 3일 뒤인 5일에는 297.23명을 기록하며 200명대로 접어들었다. 실내 마스크를 벗자 오히려 유행 규모가 하락 전환한 셈이다.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코로나19 데믹이 시작된 이후 3년 동안 반복된 양상인데, 우세종으로 성장할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면 반드시 한 차례 재유행을 겪는다. 신규 변이 바이러스 등장의 흐름은 전염력과 면역 회피력 등은 더 강해지지만 증상은 완화되는 방향이다. 강력해지는 전염력으로 인해 입원율, 중증화율, 사망률 등 위험요소는 더 감소하고 있지만 적어도 재유행 자체는 피할 수 없다.
물론 지금까지의 흐름과 달리 다시 전염력은 낮아지고 증상이 심각해진 신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이럴 경우 전세계는 다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겨워지겠지만 현재 상황에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 하나의 외부 변수는 해외 유행 양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해 우세종이 되면서 유행을 거치면 두 달가량의 간격을 두고 한국에서도 유행이 시작됐다. 해외에서 우세종이 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돼 우세종이 되는데 두 달가량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시점에서는 해외에서도 특이할 만한 유행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독일에서 2월 무렵부터 유행 규모가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봄까지는 재유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